댓글은 나의 글을 다시 읽게 해 준다
좋은 작가는 좋은 독자들이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나는 글을 쉽게 쓰는 편이다. 내가 글재주가 좋아서 쉽게 쓴다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는 것도. 완성을 했다고 업로드하는 것도 덜 신중하다는 뜻이다. 나는 보통 생활 속에서 떠오르는 주제를 단어로 메모해 두었다가 시간이 되면 글을 쓰는데, 깊게 생각해서 글을 설계하기보다는 그 순간의 감정이나 느낌들을 그대로 담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나와는 반대의 성격을 가진 아내에게 간혹 잔소리를 듣기도 하고, 문장의 오류나 오타로 이해 스스로 부끄러운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론 글쓰기를 계속하는 이유는 이것도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선 기본적으로 글을 자주 많이 쓰는 것이 좋고, 바로바로 올려서 내 글에 대한 반응을 보는 것도 즐겁다. 그리고 성실하기는 하지만 꼼꼼하지는 않은 나의 성격상, 같은 글을 여러 번 고쳐 쓰며 발전하는 것보다, 다양한 글을 많이 쓰면서 늘어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나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브런치에도 꽤 많은 글들이 쌓이게 되고, 다양한 분야의 글도 도전하고 있다. 그렇게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 나의 글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계셔서, 항상 놀랍고, 감사한 마음이 있다. 그런데 더 감사하게도 내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시거나,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도 계시다. 가끔 알림으로 댓글이 달렸다는 소식이 오면 나는 왠지 기분이 더 좋아진다.
보통은 주로 내가 새로 올린 글들에 댓글이 달리는 편인데, 가끔은 내 오래 전 내 글에 댓글이 달리는 경우가 있다. 나는 되도록이면 나도 역시 댓글을 달아 드리는 편인데, 그렇게 시간이 지난 글에 댓글이 달리면 나도 모르게 내 글부터 다시 읽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다시 읽어보는 내 글은 나에게도 새로운 느낌을 준다.
"내가 이때 이런 생각을 했구나."
"이 부분은 좀 아쉽네."
부끄러운 부분도 있고, 생각보다 잘 나왔다는 부분도 있고, 지금은 좀 생각이 달라져서 그 당신의 감정이 좀 생경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는데, 그 차체가 나에게는 또 새로운 경험이 된다. 그리고 그때마다 글을 좀 더 잘 쓰고 싶다는 욕망도 샘솟는다.
나는 아직 "작가"라는 호칭이 어색하다. 그러니 "독자"라는 호칭도 어색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어느새 작가가 되어있고, 나에게도 독자가 생겼다. 그리고 독자는 나에게 다시 새로운 경험과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결국, 글을 쓴다고 작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읽어주어야 작가가 되는 것이고, 좋은 작가는 좋은 독자들이 만들어 준다는 사실도 새삼 깨닫고 있다.
다시 한번 내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과, 내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분들과, 심지어 정성스레 답글을 달아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비록 뛰어난 재능을 아니지만, 내 소소한 글이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즐거움이 될 수 있다면, 지금처럼 꼼꼼하지는 않아도 성실하게 글을 써 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런 나의 글도 그 감사한 분들과 같이 점점 더 성장 해나가 좋은 작가가 되어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