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회사에는 많은데, 왜 어린이집에는 없지?

그 많다던 맞벌이는 다 어디 있을까?

by 박희종


"어린이집에 가면 친구들이 아무도 없어."


우리 아이가 얼마전 출근 길에 했던 말이다. 우리는 사내부부로 맞벌이를 하기때문에 아침마다 함께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는데, 조금이라도 아이가 우리와 함께있는 시간이 많았으면 하는 마음에 회사 근처에 있는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 나의 출근시간은 오랜 직장생활의 습관으로 8시 1~20분이었다. 9시까지가 출근 시간이었지만, 지각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조금 일찍나와서 업무를 준비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런 나의 습관은 육아를 시작하며 완전히 달라졌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혼자 있는 것이 싫어서, 출근시간은 되도록이면 늦추고 퇴근 시간을 최대한 당기고 있다.


그래서 우리 아이의 등원시간은 보통 8시 50분이 되었고, 하원시간은 6시 10분정도가 된다.


우리는 생각했다. 보통은 집근처에 있는 어린이집을 많이 보내고, 요즘 맞벌이 하는 집도 많으니, 적어도 우리 아이가 제일 먼저 오고, 제일 늦게까지 남지는 않겠지라고 말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 회사나 주위에는 그렇게 많이 보이는 맞벌이 부모들이, 꼭 우리 아이의 어린이집에는 없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항상 30명이 넘는 친구들중에 1~2등으로 등원을 하고, 마지막 1~2등으로 하원을 한다.


우리는 우리가 지극히 평범한 직장을 다니고 있고, 대부분의 부모님들도 그렇다고 생각을 하는데, 우리 어린이집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아침저녁으로 아이에게 항상 미안하다. 친구들이 아직 오지 않은 어린이집에 덩그라니 두고 회사에 가야해서. 친구들이 모두 집에 돌아간 쓸쓸한 어린이집에서 우리를 기다리게 해서.


얼마전에는 항상 우리 아이보다 먼저 집에 가던 아이가, 우리 아이가 먼저 가게 되었다고, 먼저 데리러 온 사람이 자신의 엄마가 아니라고, 펑펑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남의 일이 아니었다. 우리 아이가 매일 겪고 있는 일일지도 모르고, 어느새 체념해버린 더 가슴 아픈 일일지도 모른다.


솔직히 모르겠다. 뭐가 좋은 것이고, 뭐가 옳은 일인지, 아이를 위해 맞벌이를 포기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아이에게 일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은 것인지.


하지만 우리도 어렴풋이 알고는 있다. 맞벌이를 하지 않는다고, 우리보다 아이에게 덜 미안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것. 어쩌면 각자의 상황에서 그 상황에 따른 미안함들이 계속 생길거라는 거, 우리는 모두 정답이 없는 세상을 살고 있기때문에, 뭐가 옳았던 선택이었는지는 평생을 다 살아봐도 모를 것이다. 그러니까 너무 죄책감을 안고 살아갈 필요가 없다고 서로에게 항상 위로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미안하고, 계속 미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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