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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희종 Feb 18. 2020

강가의 돌멩이를 고를 때도 우리는 예쁜 걸 찾는다

타고난 생김새를 노력으로 커버하기

 우리 회사에는 아주 잘생긴 직원이 있다. 어느 정도로 잘생겼냐고 묻는다면 내가 연극영화과를 다닐 때 보았던 친구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고, 내가 jyp에 근무할 시절에 만났다면 우선 외모만으로 1차는 통과시켰을 것이다. 심지어 내가 코칭했던 그 어떤 쇼호스트들 보다도 외모는 준수하다. 다만, 그는 그 외모를 직업으로 삼고 싶은 생각이 없었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사는 것을 선택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 스스로가 외모를 자신의 주무기로 삼지 않고 남들과 같은 경쟁을 한다고 해도 그의 외모가 그의 사회생활에서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확실하다. 그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 하지만 나는 오늘 이렇게 타고 난 친구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 외모만으로는 그 어떤 베네핏도 얻을 수 없는 특별하지 않은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혹시라도 지금 나는 특별하다 외모의 금수저를 물고 있다 생각한다면 그만 읽어도 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는 아주 모순적이다. 외모를 상품화하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비난과 비하가 있지만 정작 사회의 수많은 곳에서 외모에 대한 평가와 차별이 벌어진다. 그러니 우리가 경쟁해야 하는 이 세상에서 외모의 가치는 쉽게 무시할 수 없는 크기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평범하다. 평범하다는 말 자체가 다수의 보편성을 내포하고 있으니 대부분이 평범하다는 말은 옳다. 다만, 대부분이 똑같이 생겼다는 말은 옳지 않다. 우리는 무난하고 평범할지는 몰라도 같지는 않다. 그 말은 한 노래의 가사처럼


"못생긴 애들 중엔 내가 제일 괜찮은 것 같아"


못생김에도 차이는 있고, 비슷한 수준인 듯해도 그 안에서 경쟁력이 더 높은 사람은 존재한다. 따라서 평범한 우리에게는 빛나는 외모가 없으니 남들과는 다른 차별성을 찾아야만 한다. 그것을 우리는 자신만의 개성이라고도 하고  나만의 스타일이라고도 한다. 우리는 흔히 20대 초반의 젊은 남녀들을 가장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시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변을 조금만 돌아보면 30대 초반의 남녀가 더 멋있는 외모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20대의 젊음은 그 나이만의 힘으로 충분히 빛날 수 있지만 아직 스스로를 잘 가꿀 수 있는 노하우도 경제적인 여유도 없는 시기이다. 하지만 30대를 지나고 있는 이들은 그 과정을 겪으면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굴욕의 순간들을 견뎌왔으며 사회적 위치가 높아지면서 시간적으로 금전적으로 여유가 생긴 사람들이다. 그러니 자신의 장단점을 잘 알고 스스로를 효과적으로 가꿀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빛나던 30대가 지나가면 서글픈 40대의 시기가 온다. 결혼과 육아로 삶은 새로운 라운드로 넘어가게 되고, 나의 외모를 꾸미다는 사치는 생각할 겨를도 없다. 40대의 미혼 남녀라도 모두 긍정적인 연장선상에 있지는 않다. 40대가 넘어가며 일부는 금전적인 여유를 바탕으로 명품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패션에 대한 근거 없는 자신감들로 투머치 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자신의 노화를 감추고 싶어 하는 마음에 점점 더 화려 해지는 경우도 많다. (나 역시 40대가 되었다. 같은 입장에서 혹시 이 부분이 불편한 분들이 있다면 미안한 마음이다.) 결국, 40대의 멋진 남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뜻이다. 나는 이 부분이 가장 희망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20대의 경쟁은 무엇보다 기초 외모의 대결이다. 그러니 타고난 아이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라운드이다. 30대의 경쟁은 관심과 경험의 싸움이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관심과 경험으로 노하우를 쌓았는가가 승부를 가르게 된다. 하지만 40대의 경쟁은 우선 의지의 문제다. 경쟁하고자 하는 사람 자체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여성은 30대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어렵기에 익숙하고 편안한  30대의 패션을 유지하고 새로운 유행을 도전한다고 해도 장바구니의 숫자만 높아지거나 한두 번의 실패로 의지를 잃는 경우가 많다. 남자들의 경우는 더 심각해서 몇 년째 같은 옷만 입거나 새 옷은 와이프의 쇼핑 말미에 얻어걸린 세일 아이템일 확률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만 의지를 찾아도 달라 보일 수 있다.


1. 새로운 도전에 두려워하지 말자.

TV 속의 멋진 스타일을 따라 해보고 싶다면 매장에 가서 입어라도 보자. 반품비를 아까워하지 말고 우선 주문이라도 해보자. 그중에 인생템을 건질 수도 있다.


2. 쇼핑을 직접 하자.

누군가가 사준 옷은 학창 시절이면 충분하다. 내가 입고 싶은 옷을 직접 구매해보자. 실패해도 시도만으로 마인드가 달라지고 주변의 시선이 변할 수 있다. 과감히 욕심 내보자.


3. 브랜드를 벗어나 보자.

나이가 들면 들수록  브랜드의 명성에 숨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간혹 브랜드 옷은 사람들이 모두 멋있게 생각한다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브랜드 옷 만으로도 보는 사람이 다 민망하게 만드는 경우는 많다. 브랜드가 답은 아니다.


4. 옷걸이 관리도 함께하자

사이즈가 하나만 줄어도 옷 테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조금 몸이 불었다면 건강하게 조금만 빼보자. 분명히 의지가 불타오르기 시작할 것이다.


5. 거울을 자주 보자.

같은 아이템이라도 어떻게 매치하느냐 그리고 옷매무새가 어떤가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 보인다. 거울 앞에 자주 서고 자주 보자.


우리 어머니는 77세에 나이에 다이어트에 성공하셨다. 그리고 요즘 부쩍 외모에 관심이 많아지셨다. 그 연세에도 자신의 외모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신다. 나이는 나 스스로를 설득하는 만만한 무기가 된다.


"이 나이에 무슨..."


하지만 잊지 말자. 우리가 강가에 가서 돌멩이를 하나 주워도 예쁜 돌을 고른다. 우리의 외모는 나의 분명한 경쟁력이 될 수밖에 없다. 포기하지 말고 조금만 달라져보자. 분명히 당신은 더 아름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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