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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溫)

우리삶이 가사가 된다면

by 박희종


그래 기억해.

오래전 우리 사진을 보면

서로에게 무척

뜨겁던 우리 사이.


서로가 너무 달아서

군것질도 안 하던

우린 둘이면

아무것도 필요 없었지.

온전히 꽉 차던 순간.


알아. 이제는.

어느새 많이 식어서 모두

서로에게 그저

따뜻한 우리.


서로가 이제 닮아서

입맛까지 같아져

눈이 맞으면

말 한마디 필요도 없지

온전히 꼭 맞는 시간.


변했다고 말하면,

맞다고 말할게.

식었다고 말해도,

아니라 말 못 해.

서운하다 말하면,

꼭 안고 말할래.


난 이렇게 변하고 식어도

천천히 오래오래

널 안고 싶다고.


처음의 사랑이 그리울지라도,

잊지 마. 그 순간도

너와 나여서 뜨거웠던 거야.


지금의 사랑이 서운할지라도,

알잖아. 이 순간도

너와 나여서 따뜻하다는 거.


변하고 식는 건,

당연해. 저 해가 지는 것만큼.

그래서 네 맘도,

당연해. 계절이 흐르는 것만큼.

하지만 약속해.

당연히, 영원히 네 옆에 있을 걸.

또 하나 약속해.

언제나, 당연히 네 편은 나란 거.


변했다고 말하면

맞다고 말할게

식었다고 말해도

아니라 말 못 해

서운하다 말하면,

꼭 안고 말할래.


난 이렇게 변하고 식어도

천천히 오래오래

널 안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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