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년 살결이 비단결 같아서 셋 셀 동안에 이 나으리를 쓰려 뜨려 보겠습니다"
(귓가에 속삭이며) " 셋에 상을 엎으시지요"
남들 다 볼 땐 안 보다가 요즘 뒤늦게 늦바람 불어 보기 시작한 '미스터 선샤인'의 한 장면이다.
예전부터 책이며 영화며 항상 고운 살결을 비단결 같다고 해서 비단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자라서 실제로 비단을 만져보고는 놀랐다.
'이렇게 서걱서걱하다고? 이건 매끈한 게 아닌데?'
비단은 실제로 느낌이 매끄럽지 않고 오히려 가슬가슬한 느낌이었다. 차라리 울 엄마의 월남치마, 소위 물실크라고 하는 나일론이 훨씬 부드럽고 매끄러웠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곱디고운 피부를 비단결 같다고 했을까?
지금 생각해 보니, 예전에는 직조기술이 발달을 안 해서 요즘처럼 면 60수를 뽑아낼 수도 없고, 기껏해야 삼베옷이나 짜서 입었으니 그 얼마나 거칠었을까?
무명 삼베옷에 비하면 비단은 말 그대로 비단결이다.
또 때깔은 어떤가?
투박하기 그지없는 누런 삼베에 비하면 비단은 그 자체로도 광택이 있으니, 동백기름이라도 바른 양반집 규수의 발그레한 얼굴 마냥 빛이 났을 테지.
앞으로 곱디고운 피부는 비단결 같다고 하지 말고, 듀폰사에서 나온 텐셀 같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