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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현균 Jul 05. 2024

무시기 임현균의 그림 이야기

나무구두 만드는 사람 /The Wooden Shoe Maker

<무시기 시즌4 – 일본 나고야 아이치현 미술관 탐방 05 – 고갱 1888>

그림 출처:  https://jmapps.ne.jp/apmoa/det.html?data_id=5292 

無작정

始작한

그림이야期~

:


나고야 시는 도쿄, 요코하마, 오사카에 이어 일본에서 4번째로 큰 도시입니다(인구 230만 명). 도쿄의 인구는 1400만 명, 요코하마 380만 명, 오사카 280만 명, 사포로 200만 명입니다. 우리나라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등의 인구 수치와 상당히 비슷합니다. 다만, 네 번째로 큰 도시인 나고야에서 해외 유명한 화가의 작품을 이렇게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은 매우 큰 차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우리나라 네 번째로 큰 도시인 대구 시립 미술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유명한 해외 화가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소식은 아직 못 들었습니다. 유명 작가 작품을 전시하는 소식도 매우 귀합니다. 최근 대구 미술관은 렘브란트 재단과 함께 판화를 전시했습니다(120점, 2023. 10 ~ 2024. 3). 


일본에서도 시에서 국민 세금으로 이런 작품들을 구매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아마 그 지역을 대표하는 큰 기업들이 유명 작품을 구매하여 시립 미술관에 위탁 보관하거나 기증했을 듯합니다. 후쿠오카 시 옆의 작은 도시인 쿠루메시에도 근사한 미술관이 있는데, 타이어 사업을 했던 회장님이 많은 비용을 시에 기탁하여 미술관도 근사하게 짓고 해외 유명 미술품도 제법 많이 사들여서 전시 중이었습니다. 사회가 부자가 되면 그에 따라 사회 구성원에게 다시 환원하는 여러 방법 중에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도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생각해 볼 시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이치현 미술에서 보유한 그림 중 오늘은 고갱 그림입니다.



[보이는 대로 읽기]

한 남자가 카우보이 모자(혹은 밀짚모자)를 쓰고 신발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림에서 남자의 위치는 정 중앙에 위치하지 않고 있으며 왼쪽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남자의 얼굴도 숙인 얼굴이라 목부위만 보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 그림의 관찰자 시점은 부감시입니다. 공중에 떠 있거나 이 남자를 관찰할 수 있는 조금 높은 곳에 앉아 있어야 합니다. 작업대는 넓지 않고 작업대에는 슬러퍼 모양의 신발이 한 쌍 보입니다. 우측으로 나무가 한 그루 서 있고 나무는 붉은색, 검은색, 회색, 등이 섞여 있습니다. 남자가 오른손으로 천정에서 내려온 붉은색 줄을 왼쪽 어깨에서 빼내고 있는 듯한 모습인데, 신발을 만드는 과정일까요?  그림의 터치는 조금 잘게 되어 있어 당시 인상파들이 즐겨 쓰던 터치 방법이 보입니다. 남자의 뒤로 보이는 공간도 벽인지 숲인지, 공터인지 분명하지는 않습니다만, 좌측과 우측이 색깔을 다르게 하여 분리되어 있습니다. 이 그림의 일본 갤러리에서 제공하는 제목은 <木靴職人, The Wooden Shoe Maker>입니다. 결국 이 남자는 가죽 신발이 아니라 나무신발을 만드는 분이셨군요.  



[화가 이야기]

폴 고갱(1848~1903)이 이 그림을 그릴 1888년 근처의 삶은 40세에 접어들면서 바빴습니다. 브르타뉴 지방의 퐁타방으로 가서 상징주의와 클루아조니즘 기법을 발전시켰습니다(1886). 이후 파리로 와서 작업했는데, 인상주의에서 조금 벗어나서 추상적 스타일로 변모했고, 반고흐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1888년 고흐 초청(실은 테오의 초청)으로 아를에 갔습니다. <설교 후 환상: 천사와 싸우는 제이콥 1888>, <노란 예수 Yellow Christ, 1889> 등이 이 시기에 그려진 작품입니다. 고갱은 1888년 10월에 아를에 도착하여 12월 크리스마스날에 떠났습니다. 



[보이지 않는 이야기]

미국의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 메릴랜드 소재)에 가면 나무로 만든 고갱이 직접 만든 나무 신발이 한쪽 있습니다. 1889/1890년 사이에 만든 이 제품은 가죽과 나무, 철 못 등이 사용된 제품입니다. 고갱은 나무 신발을 만드는 사람을 그리기도 했지만, 스스로 나무 신발을 만들어 보기도 한 것이 흥미롭습니다. 신발을 만드는 자세, 다리미질을 자세, 망치질, 해머질, 삽질, 곡괭이질, 씨 뿌리기, 수확하기 등은 당시 노동자들의 노동의 상징이고 화가들의 대상이었을 것입니다. 다만 화가에 따라 어떤 자세와 내용, 분위기에 따라서 표현하는 방법이 달라지곤 했을 것입니다. 오늘 본 그림은 관찰자의 시점이 상당히 독특하고 주제인 작업자의 위치가 나무 옆으로 밀려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외형선에 검은색을 넣어 클루아조니즘이 조금 보이기는 하지만 전형적인 작품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듯도 합니다.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77> 

Nina Simone의 앨범 <Four Women: The Nina Simone Philips Recordings, 2003>에서 <죄인, Sinnerman>이라는 곡입니다. 원래 1965년 앨범 <Pastel Blues>에 수록된 것입니다. 강렬한 피아노 연주와 독특한 보컬입니다. 1960~80년대 가스펠이 매우 강한 표현으로 변형된 것이네요. 여러 영화, 광고, 쇼에서도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IACZdwwJI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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