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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현균 Aug 05. 2024

무시기 임현균의 그림 이야기

예언자 / La vidente, 1917

<무시기 시즌4 –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탐방 35 – 예언자>

그림 출처:  https://www.museodelprado.es/ (프라도 미술관)

無작정

始작한

그림이야期~

:


우리가 우리의 미래를 알게 된다면 어떨까요? 


태어나서 어떤 시점이 되면 몇 살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몇 살에 직장을 잡고, 언제 아이가 생기며, 언제 죽음을 맞게 될 것인지 등등 말입니다. 동시에 몇 번의 실연을 하게 되고, 직장에서 몇 번이나 진급에 떨어지고, 아이들은 다치거나 대학에 떨어지는 일이며, 죽기 전에 어떤 질병을 만나 싸워야 하는지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전혀 모르고 있는 미래에 일어날 일을 궁금해합니다. 그래서 찾게 되지요. 무속계에 있는 사람들, 점장이, 타로집 등 말입니다. 


오늘 보게 될 그림은 동굴 속에 살고 있는 예언자(La vidente, 1917)입니다. 



[보이는 대로 읽기]

그림은 오래되었는지 매우 검게 보입니다. 동굴을 그려서 어두운지도 모릅니다. 보통 유화를 그리고 보존재를 두껍게 바르면 그림 전체가 검게 변하는 현상이 생깁니다. 미술관 현장에 갔는데, 이런 그림을 만나면 잘 보이지 않아서 답답하더라고요. 거기에 유리까지 끼워져 있으면 최악입니다. 



그림 속에는 하얀 모자를 쓴 노인이 자신의 오른쪽 다리에 팔꿈치를 대고, 손바닥으로 턱을 괴고 화면 밖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동굴의 저편으로 불 빛이 조금 보이는데, 음식을 만들어 먹는 화로 같기도 합니다. 동굴이 앞쪽 왼쪽 바닥에는 옥수수 껍질 같기도 하고, 해골 같기도 한 형채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 보입니다. 왼쪽에는 닭이 한 마리 보자기에 싸여 있는 듯합니다. 확실하게 인식이 되지는 않지만, 수탉으로 보입니다. 슬리퍼를 신고 있는데 옷 밖으로 드러난 발도 인상적입니다. 이분의 머리 위로 휘장이 쳐진 듯한 공간이 보이는데, 잠자리일까요?  



[화가 이야기]

화가는 호세 벤리우레(Benlliure y Gil, Jose, 1855~1937)는 발렌시아에서 태어난 스페인 화가입니다. 주로 장르 회화와 초상화를 잘 그렸습니다. 발렌시아 예술학교(Real Academia de Bellas Artes de San Carlos)에서 공부했습니다. 스페인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인정을 받은 유명한 화가입니다. 



주로 풍경, 역사적 주제를 그렸는데, 빛과 그림자 효과를 잘 활용하였습니다. 로마에 거주하면서 스페인 아카데미의 지도자가 됩니다(1903~1913). 이 자리에서 10년을 있었는데, 형 마리안도 조각가로 호세 전에 이 자리에 있었는데, 호세가 자리를 물려받은 것입니다. 호세는 나중에 발렌시아 미술협회 명예회장으로 임명되었고, 발렌시아 벨 예술 박물관의 관장으로도 재직합니다(~1924). 그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훈장(나폴레옹이 제정, 군인, 정치, 경제, 사회, 학문, 문화예술 분야 민간이에게 수여, 한국인도 받았음)을 받습니다. 다섯 가지 등급 중에서 대십자(Grand-Croix)가 가장 높은 등급인데, 대십자 훈장을 받았네요. 


호세의 그림 중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재물의 행렬>, <커피 하우스 내부, Inside A Coffee House, 튀니스>, <로마의 카니발, 1881>도 감상해 보시지요. 


<재물의 행렬>


<커피 하우스 내부, Inside A Coffee House, 튀니스>


<로마의 카니발, 1881>




[보이지 않는 이야기]

귀스타브 쿠르베(1819~1877) 이후 사실주의 화가들은 예언자에 매우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19세기 남성 마술사, 심령술사, 사회 세계와 연결해 주는 영매 등에 매료되어 유사 과학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한 공로가 있습니다. 호세가 이런 영역에 매우 깊게 관여한 사실은 찾을 수 없지만, 오늘 본 그림은 자연주의, 사실주의 화가로서 그려낸 작품으로 보입니다. 호세의 세밀한 묘사, 현실 있는 표현, 문화 재현 등은 지금도 그가 왜 훌륭한 화가인지 알려줍니다.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93>

Arrested Development의 아주 특별한 제목을 가진 앨범 <3 Years, 5 Months and 2 Days in the Life of...>에서 Tennessee입니다. 


“주여 저는 정말 지쳤습니다. 흑인이고 자랑스러워도 비관적입니다. 형제자매들이 계속 엉망이 되어가고, 이 유령들을 내 두개골에서 내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님 나의 운전대가 되어 주시고, 테네시로 안내하셨으니 이제 저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 주십시오. 테네시에 대한 것은 모두 꿈이었거든요. 저를 부디 다른 땅으로 보내주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6VCdJyOAQ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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