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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현균 Aug 13. 2024

무시기 임현균의 그림 이야기

한니발 / 승리

<무시기 시즌4 –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탐방 41 – 고야4, 한니발>

그림 출처:  https://www.museodelprado.es/ (프라도 미술관)

無작정

始작한

그림이야期~

:


‘자아’를 인식하고 ‘나’를 ‘나’라고 지속적으로 관할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보통 많은 사람들은 몸과 영혼으로 생각을 합니다. 실체가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실체 이원론, Substance Dualism). 그리고 이와 반대로 몸과 영혼은 동일한 것이고 속성만 다른 것이다(속성 이원론, Property Dualism)라고 주장하는 것도 있습니다. 어떤 주장이 더 맞는다고 생각되나요?


오늘의 고야 그림은 <알프스에서 처음으로 이탈리아를 바라보는 승리한 한니발, 1771>입니다. 어제 본 그림처럼 말년의 그림은 고야가 얼마나 그림을 잘 그린 화가인지 잘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만, 오늘 볼 그림은 궁중 화가로서 그의 실력을 볼 수 있는 그림입니다. 



[보이는 대로 읽기] 133x88 (cm) 크기.

장군으로 보이는 남자가 멋진 투구와 전투복을 입고, 핑크 망토까지 두르고 산 정상에서 멀리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옆에는 기수가 말을 타고 뭔가 전하고 있습니다. 장군의 뒤에는 천사가 날개를 아름다운 날개를 펼치며 장군을 보살펴주고 있습니다. 그림 상단에는 여자 신으로 보이는 여인이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 내려오고 있고 그 옆에는 꼬맹이 천사가 보필하고 있습니다. 화면 중간 뒤에는 전투하러 가는 행진 중인 병사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림 좌측 하단에 소 머리를 하고 등을 노출시킨 괴물이 장군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습니다.  


[화가 이야기]

이 그림은 프란시스코 데 고야(Francisco de Goya, 1746~1828)가 1771년 그린 역사화(장면화)입니다. 25살 젊은이가 그린 그림이지요. 고야는 조각가 아버지와 귀족의 가정부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4번째로 태어났습니다. 그 아래로 2명이나 형제가 더 있습니다. 10살에 사라고사(Zaragoza)로 이사해서 초기 교육을 받게 됩니다. 스페인 수도인 마드리드 우측으로 있는 큰 도시로 사라고사, 바르셀로나 등이 있으니 큰 도시에서 초기 교육을 받은 것입니다. 10대에 사라고사의 유명한 화가(호세 루산, Jose Luzan)의 제자가 되어 로코코 작품들을 모사하며 실력을 쌓았습니다. 10대 말에 마드리드 왕립 미술 아카데미에 입학하려고 했는데 두 번이나 실패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실력, 가문, 작품의 미성숙 등이 떠오릅니다. 고야는 입학에 실패하자 이탈리아로 가서 르네상스 거장들의 작품을 연구했습니다. 1771년에 이탈리아 파르마 미술 아카데미에서 주관한 경연 대회에서 상을 받으면서 고야는 예술적으로 크게 성장하게 됩니다. 


[보이지 않는 이야기]

이 그림은 한니발의 군사 작전에서 중요한 순간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로마 공화국을 공격하려고 알프스를 넘어가는 불가능을 극복하는 대단한 순간을 암시합니다. 위에서 말한 이탈리아 파르마 미술 경연대회에 보낸 그림이 바로 오늘 본 그림입니다. 한니발이 전쟁에서 승리가 임박한 순간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는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이 장면은 시인의 시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것으로 이 공모전에서 우승은 못했지만 차석을 차지하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구도는 피라미드 형태이고, 전체적으로 차가운 색조입니다. 하단의 소머리를 한 인간의 형상은 이탈리아 북부를 흐르는 포 강(Po river)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고대 미술부터 강을 의인화할 때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강의 힘과 풍요를 상징하려고 황소 인물로 표현했고, 한니발을 맞이하는 장면으로 승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림 상단의 바퀴 달린 의자에 앉은 여신은 니케(Nike, 로마에서는 빅토리아, Victoria)입니다. 전쟁에서 승리를 가져다주는 존재이라서 이 또한 승리를 의미합니다. 



한니발 뒤에 그려진 천사는 수호천사입니다. 영어 Genius가 천재로 인식됩니다만, 고대 로마에서는 아이가 태어날 때 모두 함께 태어나는 신성한 영혼, 영적 존재를 genius라고 불렀습니다. 기독교 문화의 수호천사(Guardian Angel)로 변경되어 갔습니다만, 로마의 genius는 개념이 재미있네요. 우리 모두에게 특별한 영혼과 영적 존재가 있는 것이니까요. 로마시대에는 이원 실체론이 주된 생각이었나 봅니다.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97>

어제 미국배우 프레드 아스테어(Fred Astaire, 1899~1987)의 앨범 <Steppin' Out: Astaire Sings>중에서 <Cheek To Cheek, 1935> 들었습니다. 친근한 노래인데 거의 백 년 전 노래였군요. 로맨틱한 춤을 추는 동안 뺨을 맞댄다는 의미입니다. 프레드 아스테어 앨범이 하나 더 유명한 것이 있군요. <The Essential Fred Astaire, 2004> 앨범이니 사후에 발매된 것입니다. 그의 또 다른 노래 <Puttin' On The Ritz>입니다. 여기서 Ritz는 세련됨과 부유함을 상징하는 단어입니다. 리츠 호텔에서 유래된 것으로 최고급 스타일로 꾸미다, 혹은 멋을 부린다는 의미입니다. 

Fred Astaire. Put it on the Ritz. (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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