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현균 Aug 22. 2024

무시기 임현균의 그림 이야기

시녀들 / 시점에 관하여

<무시기 시즌4 –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탐방 44 – 시녀들 3>

그림 출처:  https://www.museodelprado.es/ (프라도 미술관)

無작정

始작한

그림이야期~

: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Meninas 1659>에 얽힌 이야기는 오늘까지 한 번 더 연재합니다. 



[보이는 대로 읽기]

한 그림이 있습니다. 그림은 매우 큽니다(276 X 318 cm). 

(Las Meninas reborn in the night IV: peering at the secret scene behind the artist, Morimura Yasumasa, 2013, via Art Gallery New South Wales)


공주가 가운데 서있고, 양쪽에 젊은 시녀 두 명이 시중을 들고 있습니다. 그 옆에는 나이 든 여자 난쟁이(유모)와 개를 괴롭히는 성인 난쟁이가 보입니다. 큰 개가 누워있습니다. 공주 일행 옆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대형 캔버스 뒤에서 앞에 있는 모델을 그리고 있습니다. 즉, 이 그림 속 화가는 왕과 왕비를 그리고 있습니다. 첫 번째 열 바로 뒤에 수녀 복장의 여성 시녀와 남자 시중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멀리 뒤로 한 남자가 계단을 올라가다가 공주 일행을 뒤돌아봅니다. 


어제 제가 “너무 오른쪽으로 치우쳐서 사람들이 서 있고, 방의 중심에는 왕과 왕비가 아닌 화가만 중심이다”라고 이상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찾아보니 이런 이상한 배치를 연구한 연구자도 있습니다. 논문 제목이 <예술가 작업실 작업 방식을 추론하기 위한 컴퓨터 그래픽 합성 -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에 대한 적용사례, Computer graphics synthesis for inferring artist studio practice: an application to Diego Velazquez's Las Meninas, 2009>입니다. 



가상현실의 공학적 재현(The Engineering Reality of Virtual Reality)이라는 학회에서 발표된 연구자료입니다. 초록에서는 이 그림을 일컬어 <회화의 신학, a theology of painting>,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회화, the world’s greatest painting>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논문에서는 이 그림의 원근법과 공간 배치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했습니다. 벽의 각도, 시녀들과 화가의 시선으로 재현한 위치, 그리고 뒷벽에 비친 거울 속의 왕과 왕비의 모습을 재 구성해 본 경우입니다. 중간이 맞을 듯 하지만, 컴퓨터 그래픽 상으로 2번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거울에 비치는 피사체와 관찰하는 관찰자 시점에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시녀들과 공주의 시선 관점에서는 1번에 있어야 맞습니다. 거울에 비치는 각도로는 가운데가 맞습니다. 참으로 보면 볼수록 재미난 그림입니다.  


[화가 이야기]

24살이었던 1623년 펠리페 4세의 궁정 화가로 임명되어 사망(1660)까지 무려 37년이나 궁정화가로 일했습니다. 19살에 스승님의 딸과 결혼하여 평생을 잘 살았습니다. 많은 그림이 있지만, <시녀들>만큼은 아니어도 한 화면에 두 개의 이야기를 그려 넣은 그림이 하나 더 있습니다 <The Spinner, 1657>입니다. 앞쪽에는 직조하는 태피스트리의 그림이, 뒤쪽에는 투구를 쓴 여성, 이를 바라보는 여성들, 그리고 그 방에서 바깥 방을 바라보는 여성까지 시선이 복잡합니다. 보통은 앞 공간이 있고, 벽에 그림을 붙여 놓는 풍경이 많은데, 이 그림은 계단도 잇고, 벽의 공간에 앞과 뒤를 구분하는 두께도 있어 분명하게 안쪽에 방이 있습니다. 그런데 앞쪽의 여성들은 뒤방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 그림도 재미있습니다. 오늘은 그림만 보시고, 내일 이 그림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99>

어제 <Mr. Sandman>이라는 오래된 노래(1959)를 들어 보았습니다. 귀에 매우 익숙한데, 노랫말도 알고 보니 귀엽습니다. 잠이 스스로 드는 것은 모래 사나이가 잠과 꿈의 모래를 뿌려주는 덕이었는데 모르고 있었네요. 오늘은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갑니다. 레스 폴과 메리 포드(Les Paul & Mary Ford) 커플의 노래입니다. 1949년에 결혼하여 많은 활동을 하고, 1964년 이혼하면서 활동이 끝났습니다만, 2009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되는 등 대단한 활동을 벌인 커플입니다. 앨범 <The Hit Makers!, 1955>에서 <How High The Moon>입니다. 빌보드차트 9주 연속 1위 곡입니다만, 오래되어서 그런지 귀에 익숙하지는 않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1p8Wzy327E4 


(가사) 어딘가 음악이 있다. 어딘가 천국이 있어. 달은 얼마나 높은지. 어딘가 사랑도 있을 거야. 당신이 있는 곳이 천국이다. 그런데 달은 얼마나 높은지... 


#명화 #음악 #무작정_시작한_그림이야기 #무시기 #임현균 #내머릿속미술관 #의과학산책 #소소공방 #예술사랑_토파즈 #스페인 #프라도_미술관 #prado #벨라스케스 #시녀들 #Las_Meninas #시점 #명앨범 #Les_Paul_&_Mary_Ford #How_High_The_Moon

작가의 이전글 무시기 임현균의 그림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