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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현균 Aug 28. 2024

무시기 임현균의 그림 이야기

세미야의 물장수 / 벨라스케스

<무시기 시즌4 –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탐방 47 – 벨라스케스 7 – 물장수>

그림 출처:  https://www.museodelprado.es/ (프라도 미술관)

無작정

始작한

그림이야期~

:


로마의 건국은 신화 속 인물인 마르스(Mars)에서 기초합니다. 마르스는 전쟁과 농업의 신입니다. 고대 도시 알바 롱가(Alba Longa)라는 왕가에서 자란 처녀 레아 실비아(Rhea Silvia)와 사랑에 빠진 마르스는 쌍둥이를 낳게 됩니다. 첫째가 로물루스(나중에 로마이름)와 둘째가 레무스입니다. 왕위를 조카들에게 빼앗기는 것을 두려워한 삼촌 아뮤리우스(Amulius)가 이 둘을 티베르강에 버렸으나 기적적으로 암늑대가 젖을 주어 살아나게 되고, 목동 파우스툴루스(Faustulus)에 의해 길러졌답니다. 이후 이 둘은 삼촌을 처단하고 로마를 건국하게 되는데 그래서 로마의 이름은 건국한 왕인 로물로스에서 나오게 됩니다. 로마 건국의 신화에서 마르스는 그저 아이들의 아버지로만 등장해서 싱겁습니다. 삼촌의 악행을 왜 그냥 보고만 있었을까요? 그런 마르스를 벨라스케스가 그렸습니다. 



[보이는 대로 읽기]

투구를 쓰고 있지 않고, 앞에 놓은 방패가 없다면 웬 나이 든 40-50대 아저씨가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있나 할 그림입니다. 하체는 건강해 보이기는 하지만, 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뱃살에 주름진 여러 선, 처진 가슴살, 긴 콧수염까지 있어서 용맹하기보다는 신의 복장을 가진 나이 든 연극배우 같습니다.  



[화가 이야기]

이 그림은 1638년경 그려진 그림입니다. 1623년에 궁중 화가가 되었으니 15년 동안 궁정 화가로서 활동은 대단했고, 그림에 있어서도 그의 기법과 스타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였습니다. 더욱이 1629~31년에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르네상스와 바로크 미술에 영향을 받고 돌아왔기에 벨라스케스는 티치아노,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등의 그림 스타일에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 여행 이후 벨라스케스의 그림은 더욱 성숙해지고 복잡해졌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방문 이전에 그린 명작 중에서 <세비야의 물장수, The Waterseller of Seville 1618~1622>입니다. 



명암의 차이를 극대화시킨 그림 스타일입니다. 특이하게 그림에 등장하는 두 사람(노인과 소년)은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습니다. 이 그림에서 음료 항아리와 컵 등이 중요하게 등장하여 이를 보데곤(Bodegon) 장르로 분류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보데곤(뜻, 식료품 저장실, 선술집, 와인 저장고)은 화가의 실력을 보여주려고 그리는 정물화인데 꽃, 과일, 생선, 조류 등의 식자재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 그린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탈리아 이전에 그린 이 그림도 대단히 잘 그린 그림이네요. 여행 이후 그림이 더 풍부해졌다고 하니 얼마나 더 훌륭한 화가로 변한 것일까요?


[보이지 않는 이야기]

이 그림에서 마르스의 콧수염은 끝 부분이 위로 말려 올라가서 핸들바(Handle bar)라고 불리는 콧수염 스타일입니다. 이 그림 속 마르스가 연극배우 같다고 저는 표현했는데, 실제로 화가의 의도가 “전투 후 피곤한 인간적인 마르스”를 그린 것이랍니다. 옷과 투구, 전투화를 갖추고 방패를 앞에 들고 있으면 보이는 면은 매우 철벽 같고 힘찬 장수겠지만, 전투 후에 다 내려놓고 침대에 있는 마르스의 모습은 측은하기까지 할 수 있겠습니다. 인간적인 면을 부각하고, 전쟁의 피로와 고민을 그린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래서 이 그림도 그의 명화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듯합니다. 아, <물장수> 그림에서 컵 속에 시커먼 물체가 있는데, 물 맛을 좋게 하려고 넣은 무화과랍니다. 그리고 이 <세비야의 물장수> 그림은 오늘 보신 그림 이외에도 위키 피디아에는 두 점이나 더 보입니다. 벨라스케스는 이 구도와 주제를 왜 이렇게 집요하게 그렸을까요?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102>

돈 체리(Don Cherry)의 앨범 <Eternal Rhythm, 1969>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은 <Eternal Rhythm, Pt. 1>과 <Eternal Rhythm, Pt. 2>입니다. 아방가르드 재즈로 알려진 곡이라서 일반적인 코드 진행이나 화성 구조는 아닙니다만 즉흥 연주로 자신의 감정과 음악적 아이디어를 표현합니다. 예상치 못한 전개를 즐기는 분들이 많다고 하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gm6RpQuS3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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