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무시기 임현균의 그림 이야기

프라도 미술과, 여자 요리사

by 임현균

<무시기 시즌4 –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탐방 51 – 여자 요리사>

그림 출처: https://www.museodelprado.es/ (프라도 미술관), 위키 백과 등

無작정

始작한

그림이야期~

:


의료계 증원으로 시작된 퍼즐이 점점 출구가 없는 곳으로 향하고 있는 듯합니다. “아프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이나 희망 사항이지 문제를 풀 수 있는 말이 아닌데 말입니다. 우리 사회가 정밀한 기어들과 회전자, 나사와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퍼즐입니다. 겉에 보이는 것은 초침, 분침, 시침 단 세 개의 움직이는 작은 막대기들입니다만, 문자판을 걷어내면 그 뒤에서 100~300개의 부품이 정교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복잡한 기능을 가진 시계는 500개가 넘는 부속품으로 조립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중에서 어느 한 두 개 중요한 부품이 기능을 안 해서 시계가 서면, 더 이상 시계로서 기능을 못하게 됩니다. ‘의료’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인데, 우리 삶의 시계가 기능을 못하는 곳으로 향하고 있는 매우 안타깝고 걱정이 됩니다.


<여자 요리사, 17세기 후반, La cocinera>라는 그림이 프라도 미술관의 벨라스케스 이전 타임 라인에 떠 있어 골랐습니다. 지금은 가스레인지나 인덕션 등 요리할 수 있는 화구가 보통 2~4개가 나란하게 붙어 있어 동시에 요리가 가능합니다. 이 그림을 보니 예전에 여러 요리를 동시에 하려면 어떻게 해야 했나 가늠이 됩니다.


La cocinera.jpg



[보이는 대로 읽기] 166 X 123 cm.

한 여인이 부엌의 가운데 앉아 요리를 하고 있습니다. 여인은 나이가 많지는 않아 보입니다. 흰색 블라우스 위에 긴 앞치마를 입고 있는 듯 보입니다만, 좌우가 조금 다릅니다. 치마가 황토색입니다. 그 앞에 닭을 막 기절 시켰거나, 기절한 닭의 털을 뽑기 시작하고 있는 듯합니다. 잔치를 하는지 뒷 배경에 넓은 도자기와 항아리에 뭔가 끓이고 있습니다. 여인과 나란하게 숯 화로에도 큰 도자기에 뭔가를 끓이고 있고, 왼쪽 전경에 두툼한 고기를 꼬챙이에 끼워서 BBQ 요리를 하고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꼬챙이 손잡이에 개가 앞다리를 올려서 돌리고 있고, 그 옆에 고양이와 실랑이를 하고 있습니다. 고양이가 자신도 돌리게 해 달라고 하는 것일까요? 여인의 뒤편은 검은 그림자로 어둡게 해서 여인의 모습이 하이라이트를 받게 그렸습니다. 여인의 오른편으로 주방에서 볼 수 있는 그릇과 채반, 쟁반, 그릇, 물항아리 등이 보이고, 커다란 양주 병 닮은 용기도 보입니다. 이런 배경의 맨 앞에 보이는 꼬맹이는 여인의 아들일 듯합니다. 꼬맹이 천사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여인은 개와 고양이의 신경전을 말리고 있는지 걱정스럽게 쳐다봅니다.


[화가 이야기]

화가는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스페인 화가 바르톨로메 무리요(Discípulo de Murillo, Bartolomé Esteban, 1617 – 1682)입니다. 스페인의 라파엘로라고 불릴 만큼 대표적인 화가입니다. 주로 종교화에 서민의 삶을 그려낸 명작이 많습니다. 스페인 남부 세비야에서 주로 활동했고, 따듯하고 감성적 화풍으로 사랑받았습니다.


오늘은 성모의 <원죄 없는 잉태, The Immaculate Conception>를 주제로 무리요가 그린 그림 한점(그는 20여 점을 이 주제로 그렸음) 감상해 봅니다. 무리요가 이런 주제로 그림을 많이 그린 이유는 이전에 마리아의 잉태에 대하여 죄가 없음에 대하여 교회에서 선언한 해가 1661년 교황 알렉산더 7세에 의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이 순결과 죄 없음을 선언은 그동안 다른 교단에서 잉태에 대한 여러 해석에 대해 대단한 결정이고 선언이라서 종교인들에게 큰 의미였던 것입니다.


로스 베네라블의 원죄 없는 잉태.jpg


그리고 <과일 파는 아이, The Little Fruit Seller>도 무리요가 그려낸 동화 같은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Murillo_-_Vendedores_de_fruta 2.jpg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107>

바로크 음악입니다. Musica Antiqua Köln & Reinhard Goebel의 앨범 <Wassermusik, 물의 음악, 1984>에서 한 곡 듣겠습니다: Heinichen: Pastorale per la Notte di Natale, S.242 (excerpt). “Musica Antiqua Köln”는 라인하르트 괴벨(1952~)이 설립한 고전음악 연주단체이름입니다. 괴벨은 바이올린 주자이자 지휘자로 바로크와 르네상스 음악에 대한 연주자로 유명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bkwm87F1p4


#명화 #음악 #무작정_시작한_그림이야기 #무시기 #임현균 #내머릿속미술관 #의과학산책 #소소공방 #스페인 #프라도_미술관 #prado #무리요 #Murillo #여자_요리사 #La_ cocinera #명앨범 #Reinhard_Goebel #Baroque #Wassermusik

keyword
작가의 이전글무시기 임현균의 그림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