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판정 / 루벤스
<무시기 시즌4 –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탐방 52 – 누가 최고?>
그림 출처: https://www.museodelprado.es/ (프라도 미술관), 위키 백과 등
無작정
始작한
그림이야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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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차를 새로 바꿔 몰고 다니고 있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차 값이 높아서 카푸어(car poor)가 되기는 했지만, 차를 탈 때마다 감탄을 합니다. 스스로 차선을 지키려고 핸들이 저절로 돌아가거나, 고속도로에서 오토 크루즈는 핸들에 손만 대고 있으면 앞뒤 간격도 맞춰주고, 속도 제한 구역에서는 저절로 속도가 낮아지고, 등등 내가 차를 몰고 있는지, 차가 스스로 가고 있는지 헛갈리는 정도입니다. 경험하기 전에는 이런 기능이 있으니 좋다고 유튜버가 알려주는 것을 들었지만, 실제 경험해 보니 세상이 달라진 것을 알게 됩니다. 새로운 기능에 대한 감동이나 놀람은 이전에 했던 아날로그 경험이 있기에 더 많이 새롭게 느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예술품에 대한 이해나 감동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알고 있는 여러 작품, 경험한 여러 작품이 있을 때 새롭고, 멋진 작품을 보게 되면 일어나는 감동은 그동안 경험한 작품들이 근간이 되는 것 말입니다.
프라도 미술관에서 보여주는 여러 작품 중 오늘은 루벤스의 작품이 눈에 보여서 기쁜 마음에 살펴보기로 합니다.
[보이는 대로 읽기]
이 그림이 어떤 장면인지 구체적으로 내용을 알고 있습니다만, <보이지 않는 그림 이야기>에서 이야기하기로 하고, 보이는 대로 읽어 보겠습니다.
오른쪽에 세명의 아름다운 여인들이 보입니다. 모두 머리에 구슬과 왕관 등으로 장식을 하고 있습니다. 모두 누드로 서 있는데, 가운데 여인은 팔찌를 윗 팔의 중간에 장착하고 있습니다. 세명 모두 몸을 감싸는 얇은 천으로 중요 부위를 가리고 있는데, 가운데 여인은 붉은 천으로 뒤를 감싸고 있고, 오른쪽 여인은 자주색 천으로 몸 앞을 가리고 있어 일종의 세명을 각각 차별화하고 있습니다. 귀여운 천사 두 명이 하늘과 땅에서 이 그림이 신화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여성의 누드를 이렇게 그려 놓고 천사를 그려 놓지 않으면 중벌에 해당되니까요.
여성들의 앞에는 앉아 있는 남자, 서 있는 남자가 있고, 그 옆에는 양 떼 몰이 개도 한 마리 보입니다. 앉은 젊은이는 양 떼 몰이를 위한 지팡이를 어깨에 기대고 뭔가 골똘하게 생각하는 듯 오른손을 턱에 괴고 있습니다. 서 있는 남자는 핑크색 옷으로 몸을 감싸고 날개가 장식된 중절모를 쓰고, 오른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왼손에는 둥근 볼을 들고 있습니다. 과일로 보이지는 않고 투명한 젤리 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서있는 남자의 지팡이는 끝에 뱀이 지팡이를 둘러싸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들이 서 있는 옆으로 큰 나무가 있고, 남자들과 여자들 사이에는 투구, 방패, 갑옷, 칼집이 보입니다. 멀리 양 떼가 보이고 아주 멀리 낮은 구릉의 언덕배기, 나무들이 보입니다. 시간상으로 오후 늦은 시간처럼 보이며, 노을이 하늘 구름으로 투영되어 그려져 있습니다.
[화가 이야기]
피터 폴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1640)는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입니다. 역동성, 고급진 색상, 관능미 등이 루벤스를 설명하는 키워드입니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티치아노(Tiziano, 1488~1576)를 스승님으로 삼았다고 하지요. 생몰 연도를 보면 루벤스는 티치아노를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루벤스는 종교화, 역사화, 신화, 사냥장면, 초상화 등 다양한 주제를 그렸습니다. 약 1,500점의 그림이 남아 있고 이렇게 다양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대규모 작업장에서 공동 작업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잘 알려진 조수와 제자로 제이콥 조던스(Jacob Jordaens, 1593~1678), 가스파르 드 크레이에르(Caspar de Crayer, 1584~1669), 안톤 반 다이크 (Anton van Dyck, 1599~1641) 등 나중에 대가로 성장한 사람들로 포진되어 있습니다. 위키 백과에 올라와 있는 위 화가들의 그림 한 점씩만 보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이야기]
이 그림은 파리의 심판(Judgement of Paris, 1636)이라는 유명한 그림입니다. 우리말 제목은 단어 뉘앙스가 조금 수정되어 붙여졌으면 좋았겠다고 생각됩니다. ‘심판(Judgement)’이라는 단어가 운동 경기에서 사용되기도 합니다만, 오늘 그림의 경우는 ‘판정’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립니다. 파리의 심판은 마치 법정 상황 같으니까요.
루벤스는 이 그림을 여러 번 그리는데 크게 36년판과 39년판으로 나뉩니다. 아래 그림도 같이 보시기 바랍니다.
남자 중에서 날개 모자를 쓴 사람은 머큐리(Mercury)입니다. 세명의 여인은 비너스(미의 여신), 아테나(예술의 신), 헤라(신들의 여왕)입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그리스 신화의 영웅 펠레우스(Peleus)와 테티스(Thetis, 바다의 여신)의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한 불화의 여신 에리스(Eris)가 남긴 황금사과 덕분에 생긴 이야기입니다. 사과의 겉에 “아름다운 여신에게”라고 쓰여 있었거든요. 제우스에게 처음 부탁했지만, 원한을 사고 싶지 않은 제우스는 (인간 중 가장) 잘 생긴 남자가 해야 한다고 파리스를 추천했습니다. 파리스는 세 조각으로 나눠 주려고 하자, 머큐리가 나타나 그러면 안 된다고 말리지요. 그리고 결국 옷을 벗은 몸으로 평가한다고 하자 세 여신이 모두 몸을 보여줍니다. 바로 그 장면이지요. 그 이후의 이야기는 또한 복잡해집니다만,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멋진 주말, 아름다운 주말 되십시오.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108>
오늘은 베를린 필하모니 음악입니다. <Berliner Philharmoniker & Herbert von Karajan>의 앨범 <Eine kleine Nachtmusik: Serenaden und Divertimenti 1982>입니다. 카야얀 지휘입니다. 매우 익숙한 음악이지요. 아마데우스 영화에서도 첫 화면에 나오지요. 작은 밤의 음악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jt3tSQzg4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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