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기 임현균의 그림 이야기

Las Tres Gracias

by 임현균

<무시기 시즌4 –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탐방 53 – 루벤스, 세 명의 은총>

그림 출처: https://www.museodelprado.es/ (프라도 미술관), 위키 백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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始작한

그림이야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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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습니다. 루벤스 그림이 연달아서 보이네요. 오늘도 세명의 아름다운 여인들이 모여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알아볼까요? 그림의 제목은 <Las tres Gracias, 1630~35>입니다. <세 명의 은총>이라고 한글 제목을 붙이기에 찾아보았더니 보통 ‘그라시아스’는 ‘감사’의 의미지만, 라틴어의 어원은 은혜, 우아함, 매력, 은총입니다. 우아함을 상징하는 여신들을 가리키는 단어로 쓰인 것입니다. Grace(우아함)도 비슷한 어원을 가진 단어라고 하네요.


The_Three_Graces,_by_Peter_Paul_Rubens,_from_Prado_in_Google_Earth.jpg


[보이는 대로 읽기]

세 명의 여인들이 옷을 다 벗고 삼각형으로 서 있습니다. 고전 미술에서 많이 보이던 모습입니다. 왼쪽의 여인은 금발의 긴 머리인데, 머리에 구슬로 된 장식, 조금 기다란 귀걸이를 하고 있습니다. 재미있게 세명 연인 모두 오른발을 왼발보다 뒤에 놓는 콘트라 파스토(Contrapposto) 자세로 서 있습니다. 우리말로 쉽게는 짝다리입니다. 한쪽 다리를 앞에 두고 서면 다리가 더 길어 보입니다. 모델들이 많이 합니다. 첫 번째 여인의 얼굴과 중요 부위를 가리고 가슴도 볼륨을 조금만 낮추면 남자 헬짱으로 볼 수 있을 듯합니다. 가운데 여인도 현대 기준으로 날씬하지는 않습니다. 머리색은 금발은 아니고 갈색이 섞인 약간 어두운 금발이라고 해야 할까요? 서양 여인의 머리 색은 금발(블론드), 레드헤어(적발), 갈색(브루넷), 흑발, 적발+금발(=스트로베리 블론드), 회색+금발(=애쉬 블론드), 밤색(체스트넛), 다크 브루넷(검은 갈색) 등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두 번째 여인은 금발과 갈색이 섞인 머리일 듯합니다. 머리를 묶어 둥글게 올린 올림머리(bun)입니다. 낮은 올림머리이니 로우번(low bun)입니다. 세 번째 여인은 머리가 브루넷(갈색)이나 적발이 섞인 머리로 보입니다. 작은 귀걸이를 했고 관자놀이 부위에서 머리를 땋아서 뒤로 돌리고 있습니다. 세 번째 여인의 머리는 매우 길어서 허벅지까지 내려올 정도입니다. 좌측에는 큰 나무가 있는데 여인들이 옷을 벗어 걸어 놓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고, 하늘에는 커튼이 걸리 있고, 그 앞에 꽃으로 장식이 공중에 걸려 있습니다. 맨 오른쪽에는 이 그림이 불경하지 않음을 상징하는 천사가 그려져 있는데 동상으로 묘사되어서 물이 쏟아지는 관을 붙잡고 있습니다. 분수도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보통은 여인들의 중요 부위는 흰 천이나 반 투명한 천으로 가리는데, 이 그림에는 양쪽 여인의 중요 부위가 다 드러나 있습니다. 멀리 나무와 사슴, 더 멀리 산도 그려져 있습니다. 이 그림의 크기는 무려 1.8 X 2.2 m입니다.


[화가 이야기]

루벤스(Sir Peter Paul Rubens, 1577~1640)는 독일의 화가입니다. 태어난 곳은 벨기에였고, 사망은 네덜란드였으니 유럽 여러 곳에 삶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칼뱅주의 아버지는 변호사였고, 종교적 문제로 스페인의 박해를 피해 네덜란드로 갔지만, 루벤스는 정작 정통 가톨릭의 본산인 오스트리아 왕실 화가로 임명되었으니 아이러니한 삶입니다. 이름 앞에 Sir가 붙는 것은 기사 작위가 수여되었기 때문입니다. 스페인(펠리페 4세)과 잉글랜드(찰스 1세)가 기사 작위를 수여했습니다. 루벤스는 성공으로 인해서 자신의 화실을 보유했고, 이곳에서 여러 제자를 가르치면 풍요로운 화가로서의 삶을 영위했습니다. 특별히 계약, 저작권 등에 철저해서 생활의 곤란함이 없었고, 유럽 곳곳에 공장 같은 화실을 운영하여 복수의 그림을 다작하여 부자로 살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망 원인으로 통풍을 꼽고 있었으니 술과 고기가 원인이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자녀는 총 8명으로 알려졌는데, 두 번째 부인과 5명의 자녀를 낳았고, 사망 당시 막내가 생후 8개월이었다니 루벤스의 삶도 대단합니다.


헬레나의 초상화.jpg


Peter_Paul_Rubens_-_Het_pelsken_1636-1638.jpg


1200px-El_Jardín_del_Amor_(Rubens).jpg


[보이지 않는 이야기]

루벤스가 두 번째 아내(헬레나 푸르망, Helene Fourment)와의 결혼은 루벤스가 53살, 헬레나가 16살이었는데, 그녀의 초상화를 보면 살집이 있는 아름다운 여인입니다. 루벤스의 취향이 살집이 있는 사람이었을 수도 있고, 당시 미인들의 기준이 그러했을 수도 있습니다. 헬레나의 초상화, 누드화도 함께 감상하시지요. 또한 그와 부인 헬레나가 모델로 등장하는 <사랑의 정원>도 보시기 바랍니다. 맨 왼쪽에서 검은 옷을 입은 여인과 남자가 루벤스 본인과 아내 헬레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 그림 이야기는 내일 계속됩니다.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109>

Arthur Grumiaux의 앨범 <Complete Sonatas and Partitas for Solo Violin, 1982>에서 샤콘느 들어 볼까요? <Partita No. 2 in D minor, BWV 1004: Chaconne>

https://www.youtube.com/watch?v=lpe7thXd69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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