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기 임현균의 그림 이야기

사자 사냥 & 호랑이 사냥 / 루벤스

by 임현균

<무시기 시즌4 –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탐방 54 – 루벤스 5, 사자 사냥>

그림 출처: https://www.museodelprado.es/ (프라도 미술관), 위키 백과 등

無작정

始작한

그림이야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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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추석 명절 연휴가 이어집니다. 병원 문제가 심각하니 모두 건강한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무시기는 다음 주 한 주 쉬겠습니다. 행복한 명절 기원합니다.


루벤스의 명화는 정말 공장에서 찍어 낸 듯 여러 분야에 다양하게 많이 존재합니다. 그래도 루벤스 명화를 보고 있자면 흐뭇하고 황홀합니다. 정교함, 화려함, 역동성, 풍요로움, 파격, 과감성 모두 찾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탈리아 여행에서 미켈란젤로에게 배웠던 역동성이 최고조로 보이는 대목이 사냥일 듯합니다. 오늘은 사자 사냥을 통해 루벤스의 역동성을 보겠습니다. 뒤편에 호랑이 사냥 그림도 올려놓겠습니다.


사자 사냥 루벤스 1621.JPG


[보이는 대로 읽기]

어제 본 <십자가에 오름>이라는 그림에서 구도는 사선 구도였습니다. 좌측 상단에서 우측 하단으로 이어지는 주축(라인)이 있고, 그 사선을 중심으로 십자가와 예수님, 그리고 이것을 들어 올리기 위한 사람들 8명의 힘찬 작업 장면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종교적으로는 엄숙하고 비참하고, 안타까운 장면입니다만, 화가는 작업자들 각자의 손과 팔, 다리의 위치와 자세를 대단히 정교하고 사실에 가깝고 약간은 과장된 모습으로 그려냈습니다. 오늘 마주하는 사자 사냥의 모습은 주축이 왼쪽 좌측 하단과 오른쪽 상단으로 가는 사선입니다. 십자가 축이 주축이었 듯이 이번에는 백마의 사선으로 기울어진 몸이 주축입니다. 화면에는 네 마리의 말, 두 마리의 사자가 등장하고, 말 위에 세 명의 사냥꾼과 백마에서 떨어지며 사자에게 물린 사냥꾼, 그리고 바닥에 널브러져 말 들 사이에서 칼을 들고 실신해 있는 인물, 좌측 하단에서 두 번째 사자와 맞서고 있는 인물 두 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백마에 탄 사람의 복장을 흰 옷으로 설정해서 그림의 축이 명확해지는 효과가 있고, 시선을 그림의 중앙으로 모아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사자의 옅은 금색이 덕분에 잘 드러나기도 합니다. 말의 저 역동성은 정말 대단합니다. 심지아 한 말리는 엉덩이 쪽을 그리고 그 위에 탄 사람이 몸을 돌려 사자에게 창을 꼽고 있습니다. 기울어진 화살 통과 쏟아지는 화살들, 말들 사이로 지나가는 창, 심지어 하늘의 구름도 심난합니다. 정말 역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화가 이야기]

막시밀리안 공작(독일, Maximilian I, Elector of Bavaria, 1573~1651)은 1616년 루벤스에게 네 점의 사냥 그림을 주문했습니다. 사자와 호랑이 사냥 그림이 만들어진 이유입니다. 이분이 뒤러(Albrecht Durer) 그림도 수집했다니 예술에 대한 조예가 상당한 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루벤스는 이 사냥 그림을 주문받고 나서 실제로 동물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표현하려고 플란더스에서 사육 중인 동물을 직접 관찰했다고 하지요. 상상력에 의존하지 않고 정확한 동물의 해부학적 표현이 녹아진 그림입니다. 호랑이 사냥(1617)이 먼저 그려졌고, 나중에 사자 사냥(1621)이 그려졌습니다.


Peter_Paul_Rubens_Tiger.jpg


[보이지 않는 이야기]

동물 사냥 그림을 요구한 것은 당시 사자는 힘과 권력의 상징이었고, 이에 맞서 싸우는 장면은 인간의 강인함과 야성과 권력에 맞서 싸우는 것을 은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 그려진 호랑이 사냥에는 호랑이가 2마리, 사자 한 마리, 표범도 한 마리가 등장해서 다양합니다. 더욱이 호랑이는 아빠 호랑이와 엄마 호랑이 같아요. 아래쪽 호랑이가 새끼는 입에 물고, 다른 새끼 두 마리를 황급히 보호하려는 모습니다. 새끼 호랑이의 등장은 원래 취지인 사냥에 조금 어긋나는 설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사자의 입을 찢고 있는 장사 사냥꾼도 조금 억지가 있는 거지요? 맨 살이 보이는 등을 보이는 남자가 단도를 들고 왼손으로 사자를 향하고 있는 모습, 오른손으로 칼을 들고 가슴을 가로지르는 팔을 하면서 우측 상단에서 호랑이를 내려치는 자세 등은 정말 백미입니다. 호랑이에게 왼쪽 어깨를 물리고, 머리는 오른발로 잡혀서 말 뒤로 넘어가는 남자의 “당황”스러운 얼굴도 재미있습니다. 호랑이 사냥에서 중앙의 말 엉덩이 색깔도 매우 환상적입니다. 두 그림 모두 가로가 3.2, 3.7 미터로 대작입니다.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113>

어제까지 Glen Gould의 앨범을 들어 보았습니다. 바흐의 음악을 재해석하고 완성시킨 피아니스트였습니다. 일하면서 틀겠다고 생각하고는 못했네요. 오늘은 꼭 틀어놓고 일해 봐야겠습니다. 오늘은 피아노 연주자 틸 펠너(Till Fellner)의 앨범 <Das wohltemperierte Klavier 2004>에서 한 곡 듣겠습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저명한 피아니스트인데 1972년 태생이니 지금도 활동하실 듯합니다. 이분의 앨범도 바흐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7LA0y_8iVc


고전음악이 피아노로 듣고 싶으면 틸 펠너를 찾아봐야 하겠습니다. 바흐를 비롯하여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등을 주로 연주하고 있습니다. “Das wohltemperierte Klavier”는 잘 조율된 건반악기라는 뜻입니다. 어제 well-tempered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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