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기 임현균의 그림 이야기

성 안토니오의 유혹 / 왼쪽 날개

by 임현균

<무시기 시즌4 –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탐방 67– 히에로니무스 보쉬>

그림 출처: https://www.museodelprado.es/ (프라도 미술관), 위키 백과 등

無작정

始작한

그림이야期~

:


우리가 지구에서 머물다 가는 것은 백 년이 안 되는 짧은 기간입니다만, 우리가 머물고 있는 이곳은 매일같이 참으로 변화무쌍하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다행인 것은 생각이 바른 사람들이 많아서, 정직하게 일하고 번 돈으로 소박하지만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사람이 많아서 사회가 묵묵히 잘 유지되고 있음에 감사할 뿐입니다. 개개인의 지적 성숙이 더 이뤄지고, 그리하여 집단 지성이 조금 더 높아지면 오랫동안 유지된 변화무쌍함이 조금 잦아들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게 됩니다. 15~16세기 종교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을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그림도 여러 사람에게 큰 변화를 주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제가 열심히 히에로니무스 보쉬(1450~1516)의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 The Temptations of Saint Anthony>(스페인어로 Las tentaciones de San Antonio)를 찾고 있는데, 그림이 찾을 때마다 여러 버전으로 나타났습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그림의 카피도 많고, 버전도 여럿이며, 화가 스스로 시험 삼아 미리 그린 그림이 있어서 그랬습니다(Rehearsal version).


성 안토니오의 유혹 여러 버전 - 한글 버전..JPG 위키피디아 설명


오늘은 삼면화 중에서 왼쪽 날개 그림 살펴보겠습니다.


성 안토니오의 유혹  - 3면화 중 좌측 날개.JPG


[보이는 대로 읽기]

높이 1.3 m, 가로는 양 날개가 57 cm, 가운데가 114 cm입니다. 오늘 보는 왼쪽 날개는 57 X130 cm의 크기입니다. 그림 전체에서 핵심은 아마 다리 위를 두 사람이 부축해서 옮겨지는 성 안토니오로 보입니다. 그런데 그림 전체가 동화책 삽화 같습니다. 하늘에는 물고기를 다른 물고기가 물고기를 가져오고 있고, 그 아래 배를 드러낸 두꺼비 위에서 기도하는 성 안토니오와 이를 못 마땅히 하는 늑대 인간 괴물이 날고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배 형태가 날고 있고, 그 위에 사내가 엄청나게 큰 황새치 같은 물고기를 들어 올렸는지, 아니면 물고기가 튀어 올라 뱃전의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하는지 사납게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그런 배를 지탱하는 알 수 없는 새 같은 몸에 너구리 같은 얼굴의 동물이 배를 바치고 있습니다. 거대한 사람 하나는 엉덩이를 드러내고 성 안토니오 쪽으로 몸을 거꾸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림을 묘사한 글을 보면 4~5살짜리 꼬맹이가 자다가 일어나서 시작한 허무 맹랑한 꿈의 묘사 같습니다.


상단, 물고기 두꺼비 악마 안토니오.JPG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닙니다. 그림의 2/3 지점에는 사람이자 집인 거인이 보이고, 거인은 얼굴에 화살을 맞았습니다. 거인은 엎드린 자세인데, 가랑이 사이는 사람들이 오가는 입구입니다. 사람의 발에서 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거인의 배 밑으로 집이 지어져 있고 창문에 사람의 모습이 보입니다. 집 왼쪽에는 생선이 아가리에 꽉 차게 뭔가 잡아먹고 있습니다. 생선은 전갈 같은 꼬리에 여치의 다리를 한 갑옷을 입고 있습니다. 몸 크기가 여느 교회만큼 큽니다.


중간 - 숲이고 나무 집인 사람.JPG


그 아래 눈은 반쯤 뜬 사내를 세명의 수도사로 보이는 사람들이 부축하여 다리 위를 지나고 있습니다. 그 다리 아래 수사 같은 옷을 입은 인물이 문서를 들고 쥐와 새에게 뭔가를 읽어주고 있습니다. 그림 맨 아래 왼쪽에는 새에서 갓 나오는 새들을 잡아먹는 다른 새가 새끼 하나를 아가리에 쳐 넣고 하늘을 봅니다. 땅에 작은 새 한 마리가 화살을 맞고 뻗어 있고, 그 앞에는 거대한 새가 붉은 옷과 기다란 귀마개 같은 것을 하고 부리로 편지 같은 것을 가지고 이 풍경을 바라봅니다. 이 우체부 같은 새의 발에는 스케이트가 신겨져 있는 것도 특이합니다.


핵심 - 부축.JPG


다리아래 알과 숨은 병사, 우체부 새.JPG


그림 설명은 정말로 꼬맹이의 꿈같네요.


[화가 이야기]

<성 안토니오의 유혹> 버전이 많은 이유는 당시 가장 흥미로운 주제였기 때문입니다. 성 안토니오가 사막에서 은둔 생활을 했다는 것부터 유혹, 내적 갈등, 인간의 죄과 구원의 대립이라서 중세 기독교 미술에서 가장 많이 다룬 주제입니다.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상상력이 다른 화가들과 조금 별난 이유가 있었을 것인데 자료가 없어 아쉽네요. 그래서 기록은 매우 중요합니다.


[보이지 않는 이야기]

그림에서 부축은 악마적 시험에 맞서 싸운 후 사람들이 옮기는 장면으로 신앙을 지키려는 노력을 상징합니다. 물고기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은 혼돈과 상하 관계의 왜곡을 상징하는데, 물고기는 탐욕, 이기심(서로 잡아먹음)입니다. 배는 보통 교회를 상징하는데 배 위에서도 서로 잡아먹고 나체로 거꾸로 엉덩이를 보이는 것(도덕성 결여, 탐욕, 성적 유혹)도 교회 속에서 벌어진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사람과 집이 혼합된 거인은 인간의 나약함, 자연과 인간의 결합, 거인 몸속(=집) 안에서의 탐욕, 타락을 중의적으로 말합니다. 다리아래 문서를 동물적 본성에 빠진 세상에 교회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전달하지 못하고 있음을 풍자합니다.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128>

스팅(Sting,1951~)의 <Englishman In New York>입니다.

“나는 뉴욕에 사는 영국인, 합법적인 외계인(alien),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면 바로 내가 그 주인공이랍니다. 겸손과 예의가 악명을 낳을 수도 있답니다. 점잖음과 절주가 드물지만 당신이 할 수 있습니다. 밤에는 촛불이 태양보다 밝습니다. 적과 맞서지만, 가능하면 피하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d27gTrPPAyk&list=PLnNuyCn1cgz9Vlhj_iwoKsx7yuqdNUqbe&index=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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