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어느 날, 쉬는 시간에
혼자 앉아 있는 친구가 보였어요.
책상 위에 고개를 푹 묻고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그 모습이
이상하게 계속 마음에 남았어요.
말을 걸까,
괜히 방해되는 건 아닐까,
그냥 혼자 있고 싶은 걸 수도 있는데...
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왔다 갔다 하다가
결국 그냥 조용히 지나쳤어요.
그리고 집에 오늘 길에
자꾸 그 모습이 떠올랐어요.
그냥 "괜찮아?" 한마디라도 했으면 어땠을까,
내가 너무 조심스러웠던 건 아닐까.
그 애가 진짜 괜찮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그날 내가 아무 말도 안 한 게 조금 미안했어요.
그리고 문득,
나 자신도 그런 순간이 많았다는 걸 떠올렸어요.
아무 말도 하기 싫은 날.
누가 다가오면 오히려 더 괜찮은 척하게 되는 날.
그래서 이제는 조금씩이라도
누군가의 옆에 가만히 앉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말을 꼭 하지 않아도
있어주는 것만으로 위로가 될 수 있는 사람이요.
그리고
그 마음을 나 자신에게도 주고 싶어요.
말 못했다고,
다가가지 못했다고
너무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다음엔 조금 더 용기 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그 마음 자체가
이미 다정한 사람이 되고 있다는 증거니까.
오늘도 마음으로 누군가를 바라봐준 당신,
그걸로도 충분히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은 부드럽게 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