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을 다시 부르며

잊지 않으려고, 나는 부른다.

by 남궁찬

요즘 따라 자꾸만,

입 안에서 형의 이름이 맴돈다.

소리 내어 부르지는 못하지만,

속으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부른다.

형, 형아, 형.


익숙하고 다정했던 그 호칭이

이제는 어딘가 조심스럽고 낯설다.

아무도 듣지 않는데,

나 혼자서만 자꾸 조용히 부르고 있는 것 같다.


형이 떠나던 날 이후로,

세상의 소리가 조금씩 낮아졌다.

사람들의 말소리도, 웃음도, 학교에서 들려오던 발걸음도

왠지 다 형이 없는 세상에선 덜 선명하게 들렸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해졌고,

내 마음속에서만 큰 소리로 형을 부르기 시작했다.


형.

형은 내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장 가까운 어른이었다.

무섭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어떨 땐 친구보다 더 좋은 존재였다.

내가 울 땐 놀리면서도 옆에 있어줬고,

내가 웃을 땐 더 크게 웃던 사람.


그런 형이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걸

내가 진짜로 받아들인 건, 꽤 오래 지난 뒤였다.

그전까지는 그냥 멀리 여행을 간 것처럼 느껴졌다.

학교 갔다 돌아오면 어딘가에서 형이 나올 것 같고,

밤늦게 조심스레 문 열고 들어올 것 같고,

내 이름을 부를 것 같고,

그랬다.


하지만 어느 날, 형의 발자국이 남아 있던 그 복도도,

냉장고 안 형이 좋아하던 음료도,

옷장 안에 아직 그대로 걸려 있는 후드티도

하나씩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멈췄다.


나는 그 멈춘 자리에서 혼자 형을 부르기 시작했다.

잊히지 않기 위해서,

내가 형을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

그리고 아마도... 내가 너무 그리워서.


이 글은 그런 나의 기록이다.

지우지 못한 마음, 떠나보내지 못한 이름,

그리고 여전히 부르고 있는 너, 형.


나는 오늘도,

아무도 듣지 못하는 목소리로

그 이름을 다시 부른다.

조용히, 조용히.

하지만 분명하게.


형.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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