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없는 하루를 살아낸다는 것

아무 일도 아닌 척, 하루를 넘긴다

by 남궁찬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핸드폰 알람을 끈다.

예전에는 형이 깨워주기도 했고,

내가 먼저 일어나면 형 방 문 앞을 두드리기도 했다.

그 시간들이 전부 사라졌다는 걸

이제는 몸이 먼저 안다.


형이 없다는 건,

어떤 특별한 순간에만 느껴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아주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조금씩, 계속, 아프게 스며든다.


혼자 밥을 먹을 때.

형이 좋아하던 예능을 TV에서 우연히 봤을 때.

버스 창밖을 멍하니 보다가,

‘아, 형은 이제 저 장면도 못 보겠구나’ 생각날 때.

그럴 때면 나는 입술을 꾹 다문다.

아무 일도 아닌 척.

나는 그냥 살아가는 척, 하루를 넘긴다.


사람들은 나에게 괜찮냐고 묻지만

정작 그 물음 속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져야 한다는 암묵적인 기대가 있다.

그래서 나는 점점 덜 말하게 된다.

속으론 여전히 형을 부르고 있는데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사람처럼 살아간다.


이따금씩 웃고,

이따금씩 먹고,

이따금씩 멍하니 앉아 있다가

또 하루가 지나간다.


형이 없는 하루를 살아내는 건

무언가를 잘 해내는 게 아니다.

그냥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것.

그게 전부다.


나는 형이 없는 세상에서

형을 꺼내 보며 살아간다.

사라진 자리를 마음으로 다시 메우며

형이 좋아하던 것들을 조금씩 나도 좋아하게 되고,

형이 떠난 그 시간 속에서도

나만의 속도로 숨을 쉬며 하루를 산다.


형이 없다고 해서,

형이 사라졌다고 해서

내 마음속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나는 오늘도 살아간다.

형이 없는 하루를,

형을 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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