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만난 형

다시 돌아온 듯, 하지만 눈뜨면 사라진다

by 남궁찬

어느 날, 형이 꿈에 나왔다.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었고,

예전처럼 나한테

“야, 뭐하냐?” 하고 장난스럽게 말을 걸었다.

나는 그 순간,

‘아, 형이 살아 있구나’라고 믿었다.

꿈이라는 걸 전혀 깨닫지 못한 채,

나는 그저 그 옆에서 웃었다.


꿈속의 형은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내가 기억하는 웃음,

내가 그리워하는 목소리,

그 따뜻한 눈빛.

나는 꿈에서라도 형을 붙잡고 싶어

차마 한 발짝도 떨어질 수 없었다.

형이 조금이라도 멀어질까 봐,

혹시라도 사라질까 봐.


하지만 꿈은 너무 빨리 끝났다.

눈을 뜨는 순간,

형은 다시 없었다.

손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고,

가슴 한가운데엔

형의 이름을 잃은 허무함만 남았다.


이상하게도,

꿈속에서 형을 만날 때마다

더 그리워지고, 더 아파진다.

꿈은 선물 같기도 하지만

동시에 잔인하다.

다시 만났다가, 다시 잃게 되니까.


그래도 나는 바란다.

다음 꿈에도 형이 나오기를.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웃어주기를.

그 웃음을 잊지 않게 해주기를.


꿈에서 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그 존재 자체로 나를 안아준다.

형이 떠난 지 오래지만

나의 무의식은 여전히 형을 불러내고 있다.

그건 아마도 내가

형을 잊고 싶지 않아서일 거다.


꿈에서조차 붙잡고 싶은 그 모습이

내가 사랑한 형의 전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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