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늘 무덤덤했다
형은 말이 별로 없었다.
뭐랄까, 말을 아끼는 게 아니라 그냥
말을 잘 안 했다.
뭔가 말해야 할 타이밍에도
고개만 끄덕이거나,
대충 “음” 하고 넘어가고.
그게 처음엔 그냥 그런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좀, 이상했는지도.
가끔은 그런 형이 답답했어.
내가 뭘 얘기해도 반응이 없고,
어떤 날은 혼자 방에만 있고
가족끼리 밥 먹을 때도
젓가락 소리 말고는 아무 소리도 안 나고.
형이 말 좀 하면 좋겠다고,
내가 한두 번은 그런 말도 했었는데.
그땐 형이 그냥
“말 안 해도 되잖아” 그랬던가.
아니, 아마 그런 식으로 말했을 거야.
그 말도 잘 기억 안 나네. 이상하게.
근데 말이 없다는 게,
진짜 그냥 말이 없는 거였을까 싶어.
형은 아마도,
말할 수 없었던 게 아닐까.
아니면… 말해봤자 달라지는 게 없다고 생각했거나.
가끔은 무서웠어.
형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어서.
근데 또, 그런 형이
되게 조용하게 나를 챙긴 적도 있거든.
학교 갔다가 우산 안 가져와서 비 다 맞고 왔는데
형이 말도 없이 자기 우산 내 책상 위에 두고
자기는 후드 뒤집어쓰고 나간 적도 있었고.
그땐 그냥,
형이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자꾸 생각이 나.
그 침묵들이, 괜히 울리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너무 조용해서 더 시끄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