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요즘 자꾸 형이 떠올라.
이유는 없어.
딱히 형의 흔적을 본 것도 아닌데,
그냥, 어느 순간 멍하니 있다 보면
형 얼굴이 스쳐.
웃는 얼굴.
가끔은 무표정한 얼굴.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얼굴.
형이 없는 하루가 익숙해질 거라고 생각했어.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말했으니까.
근데 나는 이상하게,
시간이 지날수록 형이 더 그리워.
문득
형이 내 이름을 부르던 목소리를
잊고 싶지 않아.
그 기억이 날 괴롭히는 날도 있지만
그래도 그건,
형이 있었다는 증거잖아.
오늘도 그냥
형이 보고 싶었어.
아무 이유 없이.
그냥, 그리워서.
그리움은 무게가 없어 보여도
내 마음 안에서 가장 무거운 감정이야.
나는 아직
잊는 법을 배우지 못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