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다정함

내가 아직 잘 모르지만, 그래도 닮고 싶은 마음

by 남궁찬

다정함이란 게 거창한 게 아니라는 걸, 형을 보면서 조금은 알았던 것 같다.

형은 늘 말이 적었고, 표정도 잘 바꾸지 않았다. 기쁘다는 말도, 힘들다는 말도 쉽게 꺼내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 무덤덤한 모습에서 다정함이 느껴질 때가 있었다. 예를 들어 내가 늦게 집에 들어오면, 아무 말 없이 불을 켜놓고 기다려 준다든가, 내가 시험 망쳐서 괜히 짜증 내고 있을 때 그냥 조용히 내 옆에 앉아 게임을 하던 모습 같은 것들 말이다. 그건 어떤 위로의 말보다도 오래 남았다.


다정하다는 건 꼭 잘 웃고, 잘 들어주고, 잘 안아주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나는 뒤늦게 깨닫는다. 말로는 표현하지 못했지만, 행동으로 묵묵히 보여주는 다정함이 분명 있었다. 어쩌면 그건 형이 가진 방식이었고, 나만이 알 수 있는 신호였을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도 서툴다. 다정하게 말하는 것도 어렵고, 따뜻하게 행동하는 것도 자주 놓친다. 하지만 형이 보여준 그 무심한 다정함을 마음속에 두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해주고 싶다. 서툴러도 괜찮다고, 다정함은 원래 서툴게 전해지는 것 같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형이 없어진 자리에 빈 의자처럼 남아 있는 건 여전히 쓸쓸하다. 하지만 그 자리가 나를 가르쳐 주는 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다정함이라는 게 꼭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어설프고 서툴러도, 누군가를 향해 마음을 건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다정할 수 있다는 것.


나는 오늘도 그 서툰 다정함을 연습한다. 언젠가 형이 내게 남겨준 것처럼, 나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 그렇게 남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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