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네일아트

장갑 끼고 나물 무치기

by 담글

51년생 엄마는

평생 매니큐어도 안 발라보셨다.

그런 걸 바르고 음식을 하고

집안일을 하는 것은 말도 안되며

젊은 사람들이 그린듯 예쁜 손톱을 내보이면

저러고 어찌 살림을 사냐 하셨는데


다행인지

나도 엄마를 닮아서(?)

네일 아트엔 관심이 없어서

지금껏 재미삼아 경험삼아 두어번 해본게 다였다.


덕분에

우리 모녀는

"그런 걸" 바르는것에 신경전은 없었다.


지난 여름,

동네에 새로 생긴 네일샵을 지나다니다가

어느날 홀린듯이 들어가

덜컥 회원권을 결제했다.

맨발에 샌들을 신으니

패디큐어는 한번 해봐야겠다 싶어서였는데

여름이 지나자

발톱은 다시 밋밋하게 돌아왔고

회원권 잔액은 스트레스가 되었다.


엄마에게 몇번 네일 케어를 예약해드리니

가지런히 정돈된 손톱을 마음에 들어하셔서

슬그머니

네일아트도 한번 해보라 권해드렸다.


놉~


몇번 거절을 하셨고

손사래를 치며

여전히

"그런 걸" 바르는 게 쓸데 없고 의미 없고 별로라 하셨다.


약간의 거짓말을 보태

올해 안에 회원권을 다 써야한다고 해서

네일 샵에 앉혀드렸다.








반짝이도 넣고

쨍~ 한 색도 고르고

엄마의 주문대로 완성한 손톱은

참 예뻤다.

칠순이 넘어도 여전히

식구들 먹을 음식 만들고 화분도 만지셔서

기를 새 없는 손톱은 짧았지만

엄마 생에 처음 한 네일아트는

정말 예뻤다.



퇴근길에 받은 엄마의 문자에는



" 딸, 고마워

너무 이뻐서

잠깐 눈물이 났어 "



내년이면,

내 나이가

우리 엄마가 할머니가 되었던 나이가 된다.

나는, 쉰 둘에

이렇게 일도 하고 놀기도 하고 재미있게 사는데

울엄마는 내 나이에

갓난쟁이를 키우느라

손톱이 자랄 새도 없었던 거다.



네일 샵에 들러

회원권을 또 결제 했다.

이제,

큐빅도 박고

그라데이션도 넣어보신다 하신다 ^ ^





예쁜 손톱 망가 진다고

장갑 끼고

나물을 무치시며


" 음식은 손맛인데

장갑 끼고 무쳐서 어째 에휴~~ "



엄마~

엄마 나물 맛은 똑같애!

항상 맛있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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