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사랑해~
두 정거장 정도를 걸어서 출근을 한다.
같은 시간이라 늘 만나는 이들이 있다.
알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매일 보다보니 친근함이 느껴지는
어느날 안보이면 걱정마저 되는 우리는, 아니 나는 그들과 그런 사이이다.
편마비가 온 듯한 그는 한 쪽엔 지팡이를 짚고
매일 아침 운동을 하는 듯 하다.
그의 다섯발자국 앞쯤엔 어머니가 걸음보조기에 의지하여 걷고 계신다.
처음 봤을 땐 지팡이와 걸음걸이로 어르신인가 했는데
스치며 본 그는 내 또래, 아니면 좀 더 젊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어느 날 찾아온 불행에
아마 얼마간은 방황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살아야하기에 운동을 시작했을테고
그 곁에는 항상 어머니가 함께하시는 듯 했다.
그를 스치면 나는 마음속으로 응원을 한다.
조금씩 좋아지기를, 그의 시간에 반짝이는 행복이 있기를!
첫번째 정류장을 지날때 만나는
중학생 아들과 엄마
아마도 출근시간과 등교시간이 비슷해서 아침마다 함께 나서는 듯하다.
엄마는 버스를 타고 가고
배웅을 마친 아들은 나와 같은 방향으로 걸어 사거리 지나 학교로 간다.
버스정류장에서 그들은 너무나 애틋하다.
사춘기는 지나갔는지 아직 안온건지
엄마보다 큰 키의 아들은 엄마의 손을 잡고 눈을 맞추고
어느날은 안고있기까지 했다.
버스를 탄 엄마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걸어가는 그 아이,
뒷통수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걸 얼마나 참는지 모른다.
한손엔 세살 쯤 되는 아이의 손이
다른 쪽엔 하얗고 작은 강아지의 목줄이 들려있다.
작고 예쁜 두 생명들의 걸음에 맞춰 느릿하게 걸어가는 엄마는
참 다정하게도 아이와, 강아지와 얘기를 나눈다.
딸내미가 저만했을 때 나는 저렇게 했을까, 떠올려본다.
그때 나는 바빴고, 이른 출근때문에
아이는 주중에는 외가에서 지내고 주말에만 집에 오는 날들이였다.
일요일 오후,
집앞 공원에 훌라후프를 들고 나간 적이 있었다.
유치원에서 대회를 한다고 해서 연습에 매진하던 때라
어디를 가나 훌라후프를 가지고 간다고 해서 난감했던…
공원에서 한참을 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는 오늘 엄마랑 놀아서 너~어무 재미있었다고 땀이 젖은 얼굴을 반짝이며 말했다.
워킹맘이라 주말에는 무조건 체험학습을 다녔었다.
주중에 돌보지 못하니까 주말이라도 많이 경험하게 해야한다는 강박에
여기 저기 데리고 돌아다니기 바빴는데
아이의 그 말은 그저 공원에서 뛰어다니고 훌라후프 돌려도
이걸 엄마랑 놀아서 즐거웠다고 말하는거였다.
특별한 체험이 아니여도 말이다.
그날 아이의 말은 내게 큰 충격이였는데
지금 대학생이 된 녀석은 기억이 전~혀 안난다고 한다.
투닥거리며 걸어오는 야구복을 입은 형제와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아침마다 몸을 돌려 손을 흔들고 또 흔드는
아빠와 삼남매
아침의 풍경은 매일 내게 감사함을 느끼게 한다.
실버봉사단의 깃발을 든 손에 감사하고
아침마다 출근할 수 있는 나의 지금에 감사하고
마음을 다잡게 하고 행복을 주는
출근길,
길에서 만나는 나의 동료(?) 들에게 감사하다.
이 길이 오래오래 계속 되기를,
나와 그들의 아침이 기쁨이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