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선셋 (Before Sunset)

by 이한

파리의 오후, 거짓말처럼 시간이 흘러버린 마지막 몇 시간.

셀린과 제시는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간다.
그들은 오랫동안 말하지 않았던 것들로 서로를 조심스럽게 흔들고,
그러면서도 끝내 결론에 다다르지 않는다.


그들이 걷는 파리의 거리는 마치 둘 사이의 감정처럼,
좁아졌다 멀어지고, 다가설 듯 멈춰 선다.


결국 셀린의 아파트.
창밖으로 석양이 천천히 기울고, 셀린은 기타를 든다.
그리고 노래한다.


Let me sing you a waltz,
Out of nowhere, out of my thoughts…


그 순간, 시간은 마치 숨을 멈춘 듯 정지한다.
제시는 예정된 비행편을 떠올리지만, 몸은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삽입곡은 바로 셀린(줄리 델피)이 직접 부르는
"A Waltz for a Night".


노래가 끝날 무렵, 셀린은 조용히 미소 지으며 말한다.

“Baby… you’re gonna miss that plane.”


그 말은, 떠나지 말라는 고백이었고,
떠나더라도 마음만큼은 두고 가라는 부탁이었다.


그 짧은 오후, 모든 것은 다시 시작될 수도,
혹은 영원히 남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분명한 건, 그들은 서로에게
지워지지 않을 오후 한 조각을 남겼다.






< 멈춘 오후 >

떠나야 할 때를 알면서도

나는 그 오후,

그 노래 한 곡 안에

오래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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