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인사는 없었다
넓고 끝없는 태평양 위, 마지막 뗏목에서
파이는 남겨진 삶을 조용히 바라본다.
리처드 파커, 파이와 함께 죽음의 바다를 건너온
거대한 벵갈 호랑이.
서로를 두려워했고, 서로에게 의지했다.
생존을 위한 경쟁자이자, 외로움 속에서 유일한 동료였다.
어쩌면 자신의 자아 였는지도.
그러나 육지에 닿은 순간, 리처드 파커는
아무런 인사도 없이 숲 속으로 조용히 걸어 들어간다.
그저 한 번,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삽입곡은 Mychael Danna – "The Departure".
잔잔한 현악기 위로, 한 줄기의 플루트가 바람처럼 스쳐간다.
파이는 눈물을 흘리며 속으로 말한다.
"나는 기다렸다. 리처드 파커가 한 번쯤은 돌아볼 거라고.
하지만 그는 끝내… 돌아보지 않았다."
삶은 그렇게, 가장 소중한 것들과도
제대로 인사하지 못한 채 이별하게 한다.
그리고 우리는 돌아보지 않는 그 뒷모습을
평생 가슴속에 품고 살아간다.
< 돌아보지 않은 이별 >
한 번쯤 돌아봐 주었더라면
나는 덜 아팠을까
하지만 끝내 그는 돌아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