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학은 멈추고, 계란프라이를 구웠다
아침이었다.
나는 세상을 바꾸려고 했다.
한 문장으로 권력을 찌르고,
풍자 한 줄로 정의를 흔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세상보다 먼저
딸의 목소리가 터졌다.
“아빠, 배고파.”
그 한마디에 나는
칼 대신 주걱을 들고,
노트북 대신 프라이팬 앞에 섰다.
민주주의?
그건 잠시 미뤘다.
지금은 달걀말이와 김치볶음밥이
국가 최우선 과제였다.
나는 정권을 잡지 못했지만
밥상을 지켰다.
말은 멈췄지만,
밥은 타지 않게 하고 있었다.
신은 여전히 침묵 중이었지만
딸은 응답을 원했다.
그건 기도보다 급했고,
투표보다 정확했다.
나는 생각했다.
이게 진짜 정치구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정확하게 책임지는 일.
오늘도 나는
철학보다 냄비를 먼저 들었다.
그건 비굴함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신념이었다.
신은 침묵했고,
나는 밥을 했다.
그러고 나서야
한 줄의 풍자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