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로저스: ‘무조건적 긍정 수용’ 이론
그 사람에게 화가 났다.
내가 곤란할 때,
내 편이 되어줄 거라고 믿었던 그 사람이
너무도 태연하게 나를 지나쳤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일도 없던 사람처럼.
그날 이후로, 나는 속으로 그 사람을 수없이 재판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사람 마음이 그렇게 가벼운 거였어?’
그리고 그 결론은 늘 같았다.
“실망이야. 나 같으면 안 그랬을 텐데.”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나는 이상한 자괴감에 사로잡혔다.
정말 그 사람 탓이었을까?
아니면 내가, 그 사람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한 건 아닐까?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말한다.
“우리는 타인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자신이 필요로 하는 모습으로 구성해낸다.”
그러니까 나는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내가 원하던 모습, 내가 필요로 하던 역할,
내 마음속에서 설정한 시나리오에 그 사람을 끼워 맞췄다.
그 시나리오대로 움직이지 않자, 나는 실망했고
그 실망을 ‘그 사람의 결함’으로 착각했다.
이제 나는 안다.
누군가가 나를 실망시켰을 때,
그 실망은 상대의 '부족함'이 아니라
내 안의 '환상'에서 시작되었다는 걸.
관계는 자주 오해로 찌그러지고,
그 오해는 대부분 '서로 다른 기대값'에서 나온다.
나는 그 사람을 '이 정도면 충분히 날 알겠지'라고 생각했고,
그 사람은 '말을 안 하면 모른다'는 입장이었을 뿐이다.
이제는, 조금 덜 기대하려 한다.
아니, 조금 더 정확히 바라보려 한다.
사람은 내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존재라는 걸 인정하면서.
당신에게 남기는 문장:
실망은 상대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덧씌운 기대의 무게에서 비롯된 환상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