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글샘 May 27. 2024

다시 내 삶에 질문하다

날아가는 새는 뒤돌아 보지 않는다-류시화

삶은 우리의 영혼이 우리 자신에 대해 읽는 책이다. 


결코 가볍게 읽고 넘어갈 수 없는 책이라 읽으면서 필사까지 하였다. 가벼운 위로에서부터 삶과 인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굵직한 질문 거리들을 던져주기도 한다. 


당신의 '푸른 꽃'은 무엇인가? 

세상 속에서 현실에 적응하며 살지라도, 마음속에서 당신이 찾는 푸른 꽃은 무엇인가? 사람들이 그것을 환영이라고 부르든 신비주의라고 하든, 당신이 추구하는 수뭄 보눔summum bonum('최고의 아름다움'이라는 뜻의 라틴어)은 무엇인가?

푸른꽃이 주는 선물은 그 꽃을 향해 떠나는 여정에 있다. 중요한 것은 목적지가 아니라, 목적지가 우리에게 부여하는 여정 그 자체이다. 그 여정이 나를 허물고 새로운 나로 만들어 간다. 현실에서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 가 있다 해도 푸른 꽃에 대한 낭만적인 꿈이 없다면 우리는 일생 동안 현실의 문제에만 머물 것이다. 페르시아의 시인 루미는 '너 자신의 신화를 펼쳐Unfold your own myth'라고 말했다.

걸음을 옮겨라, 두 다리가 점점 지쳐 무거워지면 너의 날개가 펼쳐져 비상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푸른 꽃이 있다는 것은 가슴 두근거리게 한다. 푸른 꽃에 대한 낭만 만으로도 그 꽃을 향해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생기있고 가벼울 수 있다.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며 나이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이 이상만으로도 나의 삶에 활기를 주며 의미있게 해준다. 20대의 푸른 꽃과는 사뭇 다르겠지만, 인생을 어떤 방향으로 살고 싶다는 꿈은 마음 속에 하나씩 품고 있지 않을까?


당신의 퀘렌시아는 어디인가?

퀘렌시아는 회복의 장소이다. 투우를 이해하기 위해 수백 번 넘게 투우장을 드나든 헤밍웨이는 '퀘렌시아에 있을 때 소는 말할 수 없이 강해져서 쓰러뜨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라고 썼다. 삶은 자주 위협적이고 도전적이어서 우리의 통제 능력을 벗어난 상황들이 펼쳐진다. 그럴 때마다 자신만의 영역으로 물러나 호흡을 고르고, 마음을 추스리고, 살아갈 힘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숨을 고르는 일은 곧 마음을 고르는 일이다. 가장 진실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퀘렌시아이다.


오늘 감동한 일이 있는가?

우리 자신도 목표 지점과 원하는 결과를 향해 가느라 삶이 그 여정에서 선물하는 것들을 지나치기 일쑤이다. '여정의 매 순간을 즐기고 감동했는가' 모든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여행의 내용이다. 어느 지점에 도달했는가보다 어떻게 그곳까지 갔는가, 얼마나 많은 그 순간에 존재했는가가 여행의 질을 결정한다. 우리는 여행자이면서 동시에 여행 그 자체이다. '자신이 걸어가는 길에 잇는 것들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목적지에 도달해서도 행복하지 못하다' 삶에 대한 해답은 삶의 경험들을 통해서만 발견될 수 있다.  부자는 누구인가? 많이 감동하는 사람이다. 감동할 줄 모르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이다. 덜 움츠리고, 덜 비난하고, 더 많이 예찬하라.


언제나 이타카를 마음에 두라

그곳에 도착하는 것이 너의 최종 목표이니

그러나 결코 서두르지는 말라

여행은 여러 해 계속되는 것이 좋다

그리하여 늙어서 그 섬에 도착하는 것이 더 나으니

너는 길에서 얻은 모든 것들로 이미 풍요로워져

이타카가 너를 풍요롭게 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으리


'오디세이아'는 '트로이의 목마'라는 기상천외한 작전을 생각해 내어 전쟁을 승리로 이끈 그리스의 장수 오디세우스가 전쟁을 마치고 자신의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험난한 과정을 그리고 있다. 


설령 이타카가 보잘것없는 곳일지라도

이타카는 너를 속인 적이 없다

너는 길 위에서 경험으로 가득한 현자가 되었으니

이타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미 이해했으리라


오디세우스는 고향 이타카로 가는 여정에서 온갖 고초와 고난을 겪는다. 우리의 각자의 삶이 이 한 편의 오디세이아와 같다. 이 대서사시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그 넘어지고 일어나는 과정 자체가 우리의 여행이자 삶이다. 이타카에 도착하여 그 이후의 보상이 아니라 그 곳을 향해 가는 길 위가 바로 이타카이다. 우리가 '이것만 되면'하고 바라는 것이 우리 삶이 아니라 '푸른 꽃'을 마음에 품고 그 길을 걷고 있는 우리 자체가 우리의 삶이다. 그 여정 동안에 오는 고통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고통 후에 찾아오는 빛도 나의 성장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세 자체가 내 삶의 책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Work hard 에서 Think hard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