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의 절규, 왜 나에게 이런 재앙이?
남대문시장 임대인들의 선행이 보도되며 참여자들이 늘어가고 있었다. 출근 준비 중에 그 뉴스를 보고, 나 또한 그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했다.
'내가 어려울 때 도와주신 분이 많았으니, 이렇게라도 세상에 보답을 해야지' 하는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하지만 그런 건물주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통의 몫은 임차인에게만 더욱 크게 안겨졌다. 제 아무리 임대인이 도움을 준다 해도 한계가 있었다. 2년 1개월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 두기는 회복할 수 없는 쓰라린 상처로 남았고, 그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 원장님은 팬데믹 선포 두 달 전에 학원을 인수했다. 2년 내내 학원운영에 대한 정부의 제재로 수입이 급감했고, 급기야 월세를 낼 수 없어 보증금에서 차감해야 한다는 전화를 나에게 해야만 했다.
잠시 쉬겠다던 아이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원생모집을 위해 주말마다 전단지를 돌렸으나 신규생모집은 번번이 실패, 그의 볼멘소리가 안타깝기만 했다.
2년이 지나 계약 종료기일이 다가왔다. 인수 당시 백 명 가까이 되던 원생들은 거의 모두 떠났고, 이제 남은 것은 10명 남짓, 겨우 몇 명만 과외식으로 수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더 이상 학원 운영이 힘든 상황이라며 폐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에 잔뜩 취한 채 하소연 전화를 걸어왔다.
'내 이 나이에 집도 없어서 월세 삽니다. 마누라가 미용실 해서 우리 가족이 먹고사는데, 남편인 내가 놀면 안 되니까 일하려고 학원 인수했습니다. 그런데 하필, 왜 내가 인수하자마자 팬데믹이 생겨 나를 이렇게 힘들게 만드는 겁니까. 나는 열심히, 선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인데, 왜 내게 이런 벌을 내리는 겁니까. 여유가 없어 보험 약관 대출받아서 인수한 건데, 집도 없는 내게 어떻게 이런 재앙을 주는 겁니까!'
팬데믹 선포 후 3개월 월세를 받지 않았고, 매달 계약한 월세에서 30프로씩 깎아주었다. 그러나 공염불에 불과했다. 코로나의 기세는 무색하게도 꺾이지 않았고, 한 번 떠난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폐업 조치를 목전에 두게 되었으니, 그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는 참담한 마음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