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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b Aug 11. 2023

임시직 경제Gig economy

Chapter 1. 4차 산업혁명의 서막

1997년 말 우리나라를 덮친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국제통화기금) 지배체제 한파는 많은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앗아갔다. 기업들은 무분별하게 확장한 생산라인을 줄이면서, 그리고 과다한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자부터 해고시킨 것이다. 대신 값싼 인력을 고용했다. 바로 기간제 임시직과 ‘알바생’ 등 비정규직이다. 그 여파는 2023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질임금 상승률 0%대, 임시직은 마이너스'라는  자막이 보여주듯 임시직의 처우는 열악하다. <출처=연합뉴스>

지금 우리 경제는 이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의해 돌아간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청년 대부분이 아르바이트 아니면 고작 100만원 내외의 비정규직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 모바일(MID·Mobile Internet Device) 시대가 되면서 이런 형태의 임시직이 일상화 되고 있다. 대리운전은 물론 가사도우미와 요리사, 비서까지도 모바일로 호출할 수 있다. 이처럼 이들 비정규직 또는 임시직에 의해 경제가 주도되는 것을 ‘임시직 경제Gig economy’라고 한다.

‘긱Gig’이란 용어는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 주변에서 연주자를 섭외해 짧은 시간에 공연한 데서 비롯됐다. 1회 계약으로 연주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1947년, 미국 사업가 윌리엄 러셀 켈리William Russell Kelly(1905~1998년)는 젊은 전업주부를 대상으로 ‘일거리 중개’ 광고를 신문에 게재했다. 중산층 백인 여성을 대상으로,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일거리였다. 이 광고가 나가자마자 많은 전업주부와 기업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기업들은 여성의 시간제 노동을 선호했으며, 여성들도 이 같은 일자리 찾기에 적극적이었던 것. 이로부터 ‘Gig economy’ 개념이 일반화 됐다.     

이리하여 이른바 ‘켈리 걸스Kelly girls’는 1950년대 미국의 문화적 아이콘이 됐다. 중년여성만이 아니라 핀 머니Pin money(원하는 것을 구매할 수 있는 소액의 돈)를 원하는 젊은이들이 이런 일자리에 동참했다.

그로부터 70년이 지난 지금 Gig economy 현상이 대한민국을 덮치고 있다. 우리의 ‘임시직 경제’는 미국의 그것과는 달리 바로 생존문제와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Gig economy는 고용의 유연성으로 인해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임시직과 일용직 등 비정규직은 고용 불안정과 함께 노동자의 소득저하로 인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임시직 경제는 4차산업혁명과 맞물리면서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이 임시직 경제는 4차산업혁명기에 나타날 수 있는 불가피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일자리 문제는 4차산업혁명에 부응하는 산업구조의 재편과 교육혁신을 통해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기업들은 지금까지의 고전적 경영에서 탈피,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신기술 분야에 대폭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그리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높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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