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째 날, 3월 31일(월)
☑ 홉스골(Khuvsgul)
몽골 북서부에 위치한 홉스골은 "몽골의 스위스"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며, 순록 유목민으로 알려진 차탄족(Tsaatan)의 거주지로도 유명하다. 그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유지되고 있으며, 여름철에는 나담 축제, 샤머니즘 의식 등을 통해 독특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매년 3월 초에 열리는 얼음 축제는 전 세계 여행자들의 발길을 끄는 대표적인 겨울 행사로, 호수 위에 펼쳐진 얼음 조각과 민속 공연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자연과 문화, 생명과 전통이 어우러진 홉스골은 몽골의 북쪽 끝에 있는 ' 빛나는 보석' 같은 장소이다.
<홉스골 호수>
약 200만년 전 빙하기에 형성된 빙하호로, 몽골 북서쪽 러시아와 접경지이며, ’몽골의 푸른 진주‘, ’작은 바이칼 호수‘라 불린다. 총 면적 2,760㎢, 수심 240~262m, 둘레 380Km이며 홉스골 누르(Nurr)라고도 한다. 수심은 최고 262M로 중앙아시아에 있는 호수 가운데 가장 깊고, 호수 전체 면적의 70%가 100M를 넘는다. 그러나 호수 둔치 쪽에서는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수심이 얕고, 동서 길이는 36.5Km, 남북 길이는 136Km, 전체적으로는 육면체 모양을 하고 있다.
몽골 북서쪽 해발고도 1,645M의 고지대에 위치하며, 호수의 북쪽 끝은 러시아와 경계를 이룬다. 민물 호수 가운데 세계에서 14번째로 크며, 세계 담수 총량의 1%를 차지한다. 1~4월에는 얼음으로 덮여있고, 96개의 크고 작은 강과 내가 모여들어 거대한 호수를 이루지만 출구는 에진강이 유일하며 이 강을 따라 세계 최대의 담수량을 자랑하는 바이칼호로 흘러든다.
수정처럼 맑은 물과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자연환경, 거대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주변의 타이가 산림과 온대초원(스텝), 북쪽의 사얀산맥(최고 3,491M) 등 천혜의 자연조건이 어우러져 일명 ’몽골의 알프스‘ ’몽골의 푸른 진주‘로 불린다. 1992년 몽골의 국립공원 지정, 호수에는 민물연어(타이멘)를 비롯한 각종 어류가 서식하고 산림에는 큰뿔야, 아이맥스 야생염소, 외치티사슴, 순록, 사향노루, 시라소니, 비버, 특대 말코손바닥사슴 등 68종의 포유류, 60여 종의 약용식물을 포함한 750여 종의 식물이 서식한다.
7시 30분 출발. 도란도란 금방 이야기보따리가 펼쳐진다. AI와 쳇 이야기, 지금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이 펼쳐지고 있으니 꼭 배워야 한다는 권고. 항상 어디든 인사를 하고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 심지어 산에 갔을 때도 ‘저 왔어요, 백회를 열어 기운받게 해주세요.’라며 고하고 들어가는 것과 그냥 들어가는 것과는 다르다고. 30만 원짜리 오마카세를 먹으나 찬물에 밥 말아 김치와 먹으나 배부르긴 마찬가지 아니냐는, 삶의 경계 없음에 대한 주 언니의 철학. 오마카세라는 걸 먹어본 일이 없어 잘 모르겠다는 답변에 모두 웃음보가 터진다. 전생 이야기, 꿈 이야기, 업장 풀이, 엄마 이야기 등 끝이 없다. 아마도 주 언니와 나와는 전생에 도반의 인연이 있지 않았을까 싶은 깊은 공감대가 있다. 이번 여행은 이야기로 풀어내는 마음공부 시간이 포함되어 있다.
여행의 고된 일정 속에서도 매일 금강경과 반야심경을 읽는 큰언니는 무슨 간절한 기도를 하고 있는 걸까? 고된 여행 중에도 매일 2시간 이상 명상을 하는 혜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질문이 이어진다. 그리고 모두의 마음은 곱슬곱슬 녹아내리며 편안해진다. 20년 된 푸르공은 오늘도 시속 100까지 속도를 내며 달리다 결국 퍼져버렸다. 그래도 괜찮다, 푸르공을 자신처럼 아끼는 더기 씨가 반드시 고칠 것이라는 믿음이 있으므로.
10시 57분, 지금도 포장도로를 달린다, 시속 80Km. 송아지는 풀도 없는 땅에 코를 박고 먹을 것을 찾고 있다. 흙 속의 미네랄이라도 찾고 있나? 화장실이 3칸이긴 하나 황야에 차 세우면 소변 터가 되니 마음이 급하진 않다. 참 하룻길에 몇 번의 계절을 지난다. 아지랑이 색깔의 평원이 보이더니 황사가 일어나고, 금방 눈길이 나타나더니, 이어 쭉 뻗은 고속도로를 달리고, 또 눈길과 황사 속을 통과한다. 현재 푸르공은 시속 100Km로 달리고 있다. 어제는 쉬운 체조를 배워, 잠시 차가 설 때마다 깔깔깔 웃으며, 간단한 스트레칭들을 한다. 할매들이 참 지혜롭다.
11시 13분, 홉스골 지역의 중심 도시인 무릉에 도착하다. 막힘없이 달리다 오랜만에 교통체증을 맞으며 대형 마트에 도착했다. 나의 최애 당근 주스를 구매하고, 가전제품도 돌아보고, 약방, 픽업방, 금은방도 돌아본다. 이 편리한 온갖 가전제품들을 갖추고 살려면 이제 몽골 사람들도 돈이 많이 있어야겠구나. 팽이버섯은 문드러져 있고 수박은 3통이나 장착되어 있다. 딸기는 어찌나 귀한지 낱개 낱개 흰 종이로 포장되어 있다. ‘이 맛있는 딸기를 북에 있는 우리 아이는 평생 먹어 보지도 못하고 살지요!’ 하며 글썽이던 탈북민이 생각난다.
예뻐서 먹기 아까운 우리나라 케이크도 생각난다.
레스토랑에서 밥도 먹고 신발도 구경하고 어기 씨는 우리 먹일 식재료를 가득 샀다. 신발 흥정이 거의 끝나가는데, 어기 씨가 나톨랑 시장가면 엄청 싸다며 우리를 가게 밖으로 끌어낸다. 그러나 다시는 그런 신발을 보지 못했다. 우아, 어기 씨, 왜 그랬던 거야!
14시 30분 출발. 몽골에서 안 빌려주는 3가지는 칫솔, 만년필, 신이라는데...
16시 16분, 황야에 서서 커피를 마신다. 바람이 세서 태양이 찢어졌다, 차는 검은 연기를 토하고 더기 씨는 두번째 차수리를 시작한다. 우리는 길 위에서 천년 외나무에 경배를 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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