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째 날, 4월 5일(토)
간단사원
울란바토르 거리는 여전히 분주했지만, 간단사원 안은 2023년 9월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멋모르고 찾은 사원에서 맛있는 밥과 간식과 카레를 얻어먹고, 심지어는 돈까지 받았었다. 사원의 축제였고, 그 시기에는 누구든 할 수 있는 만큼 보시를 하는 기간이었나 보다. 기도 촛불을 옮기는 행사에 동참했고, 그 거룩한 빛들이 모여 스러지는, 그을음 가득한 성스러운 장소도 보았다.
청동빛으로 빛나는 26m의 자나자야그 보살상은 여전히 천장을 뚫을 듯 솟아 있고, 부처의 발치에서 올려다보는 나를 지긋이 내려다보며 자비로 나를 품었다. 불상의 심장 속에는 수천의 경전과 실과 향이 봉안되어 있다고 하나, 조금도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복닥였지만, 기도 수레를 돌리는 손들 사이에 나의 오른손도 조용히 집어넣었다. 나무 한 그루도, 짐승의 숨결도, 버려진 발자국도, 스스로를 꾸짖는 마음조차도 모두 감싸 안는 넉넉함을 주십사고 기도하자, 곧바로 응답이 온다. 모든 이의 마음속에는 이미 그 싹이 있다고! 마니차를 돌리는 마음이 나를 돌린 것이겠지. 향처럼 피어오르는 생각들을 차분히 정리한다.
아기부처님!!!
세상의 중심은 나였다. 내 위치를 기준으로 옆자리가 동쪽이 될 수도 서쪽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동자승은 수행하지 않아도 이미 아기부처님이시다.
할아버지와 소녀와 구두닦이 소년과 새우깡을 나눠먹다
공연장을 찾아 내려오며, 남은 새우깡을 나눠 먹었다. 10가지 곡물의 찌꺼기인 것 같은데 굳이 원통형의 예술작품을 만들어 가로수에게 바치는 할아버지와, 새 모이를 사라고 애원하는 소녀와 구두닦이 소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