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백화점(Ulaanbaatar city center

열네째 날, 4월 5일(토)

by 김연화


백화점을 뛰어다니다

오늘은 자유시간임에도 할매들은 영 흩어질 생각을 안 한다. 일단 걸어서 갈 수 있는 국영백화점에 들러 캐시미어와 신발을 구경한다. 가죽으로 만든 신발보다 가죽 대체재로 만든 신이 훨씬 비싸다.


수흐바타르 광장을 돌아 갤러리에

수흐바타르 광장을 돌아 갤러리에 들렀다. 늘 신랑신부와 결혼식 하객들로 붐비던 광장은 아직 겨울철이고 아침나절이라 한가하다. 갤러리는 카페를 겸한 기념품 샵과 아래층의 꽃집이 입점하여 구경거리가 늘었다. 학습실에는 여전히 몽골 서체를 배우는 학생들이 있어 조용히 구경하고 있는데, 남이가 자신의 이름을 몽골어로 써줄 수 있냐고 요청하고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이 카드에 써줄 수도 있다고 해서, 또 줄줄이 줄을 서서 카드를 고르고, 이름을 쓰고 낙관을 찍은 작품을 받고 20,000 투그릭을 지불하였다.


할머니들과의 인연이 사라졌다!

난 막간을 이용하여 지난번 여행에서 인상 깊었던 할머니들의 포차를 찾아갔다. 음식도 맛있었고 푸근했던 할머니를 다시 뵙고 싶기도 했고, 그 집을 찾으면 우리 할매들에게 그곳에서 점심을 먹자고 할 작정이었다. 광장 옆 골목을 돌아 돌아 후지필름 간판도 찾았고, 포차 앞에 있던 음식점도 찾았는데, 포차는 흔적도 없다. 잘못 찾았나 싶어 다시 한 바퀴 돌아보는데 몽골 사람이 나에게 길을 묻는다. 또 나를 현지인으로 착각하나 보다, 인도, 중국, 필리핀, 태국, 일본 등 어딜 가도 나를 현지인처럼 생각하니... 손가락으로 길을 가르쳐주고 다시 나의 길을 찾았으나 정말 그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지형을 가만히 살펴보니 완전 철거가 된 상태였다. 아니, 그 따뜻하고 아늑했던 공간이 고작 한 평 남짓한 땅이었다는 건가?

세프 할머니와 ! / 재활용 플라스틱통에 기르던 반려식물과 습기제거용 솔방울들
할머니는 그 손맛을 들고 어디로 가겼을까? 그리고 울란바토르 골목길의 포차에 걸려있던 한글판 달력, 2023년 9월.
정갈한 주방. 저 동그라미 위에 따뜻하고 맛난 포차가 있었는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간단사원으로~~~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때우고 시내 구경을 하면서 간단사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구글지도와 기억이 맞아떨어져 사원으로 향하는 주택가 골목길을 놓치지 않고 찾아냈다. 길 위의 조형물을 보는 재미도 녹녹치 않다. 흔히 보는 서양식 동상이 아닌, 독특한 몽골의 정신을 훔쳐보아야 하니, 자연 발걸음이 늦어진다.

거리의 조형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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