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 가이드: 자그레브(1)

입국 조건 및 기본 정보

by Elle

크로아티아는 1991년 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독립한 국가로 인구는 400만 정도입니다. 주변국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사용하는 언어도 비슷하며 주변 강대국에게 오랜 세월 지배당하기도 했지만 ‘크로아티아인’이라는 강한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에 속해 있고 2023년부터는 쉥겐 지역에도 포함되었으며 유로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크로아티아는 아름다운 해안으로 유명한 국가이지만 수도인 자그레브는 내륙에 위치해 있습니다. 해안 지방이 고대 로마나 중세 이탈리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 자그레브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 있는 도시입니다. ‘리틀 비엔나’라고 부르기도 하죠. 인구는 80만으로 크로아티아 인구의 4분의 1이 모여 살고 있는 셈입니다.


보통 자그레브는 크로아티아 해안 도시를 방문하는 휴양객들의 관문 역할을 합니다. 자그레브 공항으로 입국해 하루이틀 정도 시내를 둘러본 후 스플리트나 두브로브니크 등 해안 도시로 이동하곤 합니다. 즉, 자그레브는 부다페스트나 비엔나처럼 도시 그 자체가 관광 목적지인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관광지의 북적거림보다는 조용하게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겐 오히려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자그레브는 정말로 디지털 노마드가 머물기에 좋은 곳입니다. 무엇보다도 안전합니다. 캣콜링이 없고 노숙자도 드물며 도로는 보행자 우선입니다. 공기도 깨끗하고 걷기 좋습니다. 곳곳에 공원이 많고 오후 3시가 되면 퇴근한 사람들이 가족들과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삶의 질이 높지만 생활 물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입니다. 북유럽만큼 사회복지가 탄탄한 것은 아니지만 적당한 물가와 안정적인 생활덕분에 사람들도 다소 여유롭습니다. 안정적인 유럽인들의 생활을 가까이서 엿보기에 더없이 좋은 곳입니다. 시 차원에서 연중 내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또한 다른 유럽 도시들과의 접근성이 좋아 이곳을 거점으로 삼고 여행 다니기도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친근합니다. 크로아티아는 저기 북쪽 깍쟁이 분들과 아래 남쪽 환대로 유명한 발칸인들이 묘하게 접점을 이루는 듯합니다. 시민 의식 높고 조심스러우며 점잖지만 흥분하면 안 지치십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환대의 미덕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가톨릭 국가이지만 프라이드 먼스에는 주 광장에 프라이드기가 걸립니다. 명시적으로 난민이나 이민자를 거부하지는 않습니다. 영어 사용률도 매우 높습니다.


한 달 이상 생활하며 일하고 때때로 주변 도시나 국가로 여행 다니기 좋은 도시입니다.


IMG_0930.JPEG Trg Kralja Tomislava (킹토미슬라브 광장)


솅겐 지역
크로아티아는 2023년부터 솅겐 지역에 편입되었습니다. 대한민국 국적자는 비자 없이 180일 중 90일간 솅겐 지역에 체류할 수 있으므로 크로아티아에서도 솅겐 지역 체류 기간을 포함해 180일 중 90일간 체류할 수 있습니다. 다른 솅겐 국가에서 입국할 때는 출입국 심사를 통과하지 않아도 되며, 크로아티아에서 다른 솅겐 국가로 출국할 때도 출입국 심사를 거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근 국경에서 보안이 강화됨에 따라 육로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여권을 검사하므로 반드시 여권을 소지해야 합니다.


기후 및 방문하기 좋은 시기

한국처럼 비교적 뚜렷한 4계절이 있지만 서울보다 겨울에 덜 춥고 여름에 덜 후덥지근하며 악천후도 드문 편입니다. 예전에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렸다고 하지만 최근에는 이상 기후로 인해 수상할 정도로 따뜻합니다. 그래도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일주일씩 계속되기도 합니다. 여름에는 35도 이상까지 오르는 등 덥고 햇살이 강하지만 한국과는 달리 건조합니다. 비는 4계절 고르게 내리는 편이며 겨울을 제외하면 일조량도 좋습니다.

한여름인 7월과 8월은 너무 덥고 현지인들도 모두 휴가를 떠나 도시가 텅 비므로 방문하기 그리 좋지 않습니다. 대신 5월, 6월, 9월, 10월은 적절히 온난하고 햇빛도 좋아 방문하기 최적의 기간입니다. 노천카페도 1, 2월을 제외하면 항상 운영됩니다.

특이하게 12월 중순부터 새해까지 왠지 따뜻해져 한낮에는 10도까지 오르고 저녁에도 다닐만합니다. 또한 자그레브는 크리스마스 마켓으로도 유명해 도시 곳곳에서 강림절 행사가 열려 이 시기가 1년 중 가장 화려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크리스마스 마켓을 경험하고 싶다면 연말에 방문하는 것도 좋습니다.


IMG_4113.JPEG 자그레브의 겨울


등록 여부
크로아티아에서는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도 체류지 주소를 등록해야 합니다. 하지만 단기 체류자의 경우 주소 등록 의무는 숙박을 제공한 사람에게 있습니다. 쉽게 말해, 호텔이나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숙박인의 주소를 등록해야 하며 관광객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며 출국할 때 불이익도 없습니다. 호텔은 물론 에어비앤비의 경우에도 체크인 시 신분증을 확인하는데 이는 숙박인의 체류 주소를 등록하기 위한 것이므로 협조합니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아마도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신분증을 확인하지 않기도 합니다. 단기 관광객의 경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크로아티아에서 장기 체류를 계획할 경우에는 자신의 주소가 제대로 등록되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장기 체류를 신청할 때 체류지 주소를 제출해야 하는데 신청자가 등록되어 있는 주소가 없으면 허가가 반려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호스트가 주소 등록 의무를 회피한 것이니 신청자의 잘못은 아니지만 아무튼 그런 사유로 반려하기도 하니 유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크로아티아에서 3개월 이상 체류하는 경우에는 주소를 옮길 때마다 등록해야 합니다.


화폐
유로(€, EUR)를 사용합니다. 여타 유럽 도시들처럼 현금 사용률이 높은 편이지만 대부분의 업장에서 카드를 받습니다. 전통 시장이나 트램 티켓 구입 때나 현금을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언어
크로아티아어를 사용합니다. 로마자를 사용해 표기하며 문자 그대로 읽으면 되지만 ć, č, j 등 영어에서와 소리가 다른 경우가 있어서 크로아티아어를 읽으려면 학습이 필요하긴 합니다. 특히 j의 경우에는 영어의 y로 발음([j])하는데, 한국인의 경우 이름에 J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이름을 확인할 때 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박지성 선수를 ‘이승 팍’이라고 부르는 식입니다.

그럼에도 영어를 매우 잘 사용하는 나라입니다. 관광지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람들도 훌륭한 영어를 구사합니다. 번역이 필요한 경우 Google Translate를 쓰면 영어->크로아티아어, 크로아티아어->영어 모두 잘 작동합니다.


항공편
2024년 5월부터 서울과 자그레브를 오가는 직항 편이 생겼습니다. 티웨이 항공에서 운항합니다. 단, 서울에서 자그레브로 향할 때는 중간 기점인 비슈케크에 착륙해 주유를 한 후 다시 출발합니다.
그밖에는 에티하드, 카타르에어 등 중동을 경유하는 항공편이나 유럽을 경유하는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시간대
유럽 대부분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중부유럽 표준시(CET)를 사용합니다. 서머타임(일광 절약 시간제)이 적용되므로 여름에는 한국과 7시간 차이가 나고 겨울에는 8시간 차이가 납니다. 쉽게 말해, 자그레브에서 오전 7시면 한국은 오후 3시 또는 4시입니다.


모바일
A1, T-mobile, Telemach 등이 있으며 가격은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한 달 이하 단기 체류하는 경우 TISAK에서 Telemach 유심칩을 살 수 있습니다. 공항 입국장에도 TISAK이 있으며 시내에서 구입할 때와 가격 차이도 없으므로 공항에서 유심칩을 구매한 후 이동할 수 있습니다. 유심 삽입 후 별다른 등록 없이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 공항이나 중앙 광장 등에서는 와이파이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음식점, 카페 등 대부분의 장소에서 와이파이를 제공합니다. 다른 솅겐 국가에 방문할 계획인 경우에는 구매한 유심칩이 유럽 전역에서 사용 가능한지 확인합니다. 참고로, Telemach의 선불 유심칩은 크로아티아 내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IMG_3501.JPEG 강림절 축제 기간의 킹토미슬라브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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