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 환경 및 지역
자그레브의 주거 환경은 꽤 안정적입니다. 구시가지는 합스부르크 양식의 오래된 건물과 1960년대 유고슬라비아 시절에 지어졌을 법한 아파트 단지로 이루어져 있지만, 일반적으로 렌트나 에어비앤비에 사용하는 시설은 내부를 현대식으로 개조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활이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2020년 대지진 당시 파손이 심했던 건물은 완전히 재건축을 하기도 해서 이러한 시설들은 상당히 깨끗하며 심지어 바닥 난방(유럽은커녕 한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거의 찾기 힘듭니다)도 갖추고 있는 시설도 있습니다.
이처럼 내부 수리 여부는 렌트 가격에도 큰 영향을 줘서 수리가 된 아파트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30% 이상 비쌉니다. 원베드룸이지만 에어비앤비에서 200만 원이 넘는 경우는 내부를 완전히 수리한 경우입니다. 이러한 아파트는 1년 이상 장기 렌트하는 경우에도 월세가 130만 원 이상입니다. 그렇다고 내부를 수리하지 않은 아파트가 살기 힘들 것은 아니지만 에어컨이 없거나 난방을 라디에이터에만 의존하는 등 인프라가 현대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그레브에서 한 달 살이를 하는 경우에는 대체로 에어비앤비를 이용합니다. 완전히 외곽이 아닌 이상 교통편이 잘 되어 있고 슈퍼마켓도 곳곳에 있어서 어느 지역이든 생활하는 데 불편함은 없습니다. 공원과 운동시설, 커피집, 음식점 등도 도시 곳곳에 잘 분산되어 있습니다. 자그레브 전체가 치안이 좋은 편이고 으슥한 지역이라고 할 만한 곳이 없어서 여성 혼자 지낸다 해도 안전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단, 에어비앤비 중에는 지하나 반지하도 있는데 이런 곳은 며칠은 지내도 한 달까지는 살기 힘드니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1년 이상 장기 렌트를 하는 경우, 현지인들은 njuskalo라는 사이트를 주로 이용합니다. 크로아티아어로 되어 있으나 웹브라우저의 자동 번역 기능을 이용해 영어로 번역하면 웬만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중개인들이 매물을 올리는 사이트이며, 게시물에 있는 연락처로 전화하거나 이메일을 보내 집을 보러 가도록 약속을 정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영어를 능숙하게 사용하므로 집주인이 영어를 못하는 경우에도 잘 연결해 줍니다. 계약서도 영어와 크로아티아어를 혼용하여 작성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 달 월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증금(deposit)으로 지불하고(퇴실 시 시설에 이상이 없으면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 또한 부동산 중개료로 한 달 월세를 지불합니다. 부동산 중개료가 없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자그레브의 중심은 단연코 반옐라치치 광장(Trg bana Josipa Jelačića)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옐라치치 광장은 시내의 중심이면서 관광지의 중심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자그레브에 며칠만 머물 계획인 경우 이 광장 주변에서 숙소를 찾으면 대부분의 관광지를 걸어서 방문할 수 있습니다.
자그레브에 한 달가량 머물 계획인 경우, 반옐라치치 광장을 통과하는 도로 ‘일리차’를 따라 반옐라치치 동쪽이나 서쪽, 혹은 반옐라치치 남쪽의 ‘레누치의 말굽’ 안쪽에서 숙소를 찾으면 현지인과 어울려 살면서 관광지와의 접근성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에어비앤비나 호텔도 이 지역에 몰려 있습니다. 중앙 철도역을 통과하는 철로를 따라 남쪽으로는 주로 현지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단기 숙소는 잘 나오지 않습니다.
이 지역과 반옐라치치 북쪽의 캅톨, 고니그라드(구시가)까지 합쳐 ‘센타르(Centar)’라고 하며, 물론 센타르는 센터답게 숙박비도 비쌉니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1달 기준으로 원베드룸이나 스튜디오가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입니다. 휴가철인 7~8월에는 단기 예약이 많아 월 단위 할인을 받기 어려우므로 200만 원을 훌쩍 넘기도 합니다.
센타르에서 동쪽으로, 서쪽으로, 남동쪽으로, 남서쪽으로 멀어질수록 숙박비가 낮아지므로 본인의 사정과 필요에 따라 적절한 선에서 숙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지역이 중앙 기차역(Glavni Kolodvor)과 트램 또는 버스로 이어지므로 센터와의 접근성은 좋은 편입니다.
센타르의 정북 쪽은 '살라타'라고 하는 가족 단위 단독 주택으로 이루어진 교외 지역입니다. 대한민국 대사관도 이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한적하고 아름다운 지역이지만 1인이 거주하기 적합한 원베드룸이나 스튜디오는 구하기 어렵고, 편의시설이 많지 않아 자가용이 없으면 불편한 부분이 여럿 있습니다.
센타르의 남쪽은 한국의 신도시처럼 젊은 가족을 위해 설계된 아파트촌이 있습니다. 젊은 신도시답게 비즈니스 타운이나 쇼핑몰, 공원이 위치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곳도 실거주자와 가족 중심으로 설계되었으므로 에어비앤비는 그리 많지 않으며 센터까지 길게는 30분가량 소요되므로 한달살이를 하기에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아파트를 렌트해 6개월 이상 장기 거주할 생각이 있다면 좋은 지역입니다.
센타르의 동쪽과 서쪽은 센타르와 유사한 분위기로, 단란한 동유럽풍 건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남쪽의 노비자그레브처럼 신축 건물이나 대형 쇼핑몰은 없지만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유럽' 느낌의 예쁜 건물과 상점이 많습니다. 단, 건물이 오래되어 그에 따른 불편함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