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_<요약의 단점_(2)>

지식이 체감의 영역으로

by 현재

요약에 집중하는 사람들의 실수_요약을 선택하라

우리는 실생활에서도 무엇인가를 빨리 잘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요약과 효율을 찾는다. 중심을 빨리 파악하고 빨리 결과를 얻으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일은 긴 시간과 집중을 요구한다. 속도를 내서는 해결되지 않는 영역도 존재한다. 만약 무엇이든 깊이 알려고 한다면, 오히려 흔한 요약본과 지름길을 피하는 것이 좋다.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를 본다고 하자. 우리는 영상 속의 사건들로 인물들을 점차 알게 된다. 계속 회를 거듭할수록 인물들의 사건이 쌓이면서 캐릭터가 분명해진다. 만약 드라마 전편을 보는 대신 핵심 줄거리를 1회로 줄여서 봤다고 하자. 핵심은 다 봤으니 줄거리는 알 것이다. 누구의 비밀이 밝혀지는지, 누가 죽게 되는지, 누가 해피엔딩을 맞게 되는지 말이다. 하지만 캐릭터가 가진 세세한 상황과 이야기는 모른다. 그러므로 결국 드라마 속의 인물에 대한 이해와 공감들이 현저히 부족해질 것이다.

그 드라마의 결말이 어떨까? 누가 해피엔딩을 맞을까? 누가 흑막일까? 물론 그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한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에는 충분한 사건과 시간이 필요하다. 탐구에 있어서도 충분한 정보와 시간과 인고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을 허용하자. 그것이 나와 질문사이에 스토리가 되어 깊게 뿌리내리도록 말이다.

줄기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줄기를 잘 파악하기 위해선 역설적으로 세세한 가지와 잎이 필요하다. 수많은 가지들이 줄기가 그렇게 뻗어나간 이유와 연결되며, 자잘한 이야기가 되어서 이해의 폭을 넓고 깊게 만들어 준다.

요약을 무조건 피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요약을 필요에 따라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 요약만으로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질문에 대해 만족스러운 대답을 얻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 판단 내려 보는 것이다.

긴 호흡으로 그것을 조사하고 알아보기로 했다면 그만큼 높은 호기심, 높은 가치가 있는 주제일 것이다.



깊은 이해와 체감의 세계

요약으로 인해 우리는 무엇을 놓칠까?

요약으로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는 내용이었다면, 글쓴이는 몇 편에 달하는 책을 출판했을까? 몇 장의 글로 설명을 끝냈을 것이다. 소설가는 짧은 줄거리로 스토리를 끝냈을 것이다. 드라마는 모두 1편 정도면 분량이 차고 넘칠 것이다.

근데 왜 우리는 드라마를, 소설을, 자기 계발서를 보려고 하는가? 그로 인해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스토리와 설명을 받아들이면서 그 입장과 관점에 대한 깊은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그것이 공감으로까지 이어져 생활방식까지도 바뀔 수 있다. 감정적으로 납득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체감’이 일어나는 셈이다.

당신이 천천히 탐구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깊은 이해는 하나의 체감이 된다. 그것에는 수없이 디테일한 측면들이 스토리처럼 남아 작용할 것이다. 책의 내용을 모두 일일이 기억하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그 풍성한 체감을 느끼기까지 많은 예시와 타당한 정보들이 함께했기 때문이다.



결론

우리가 어떤 분야를 탐구하던, 최초에는 좁은 시야로 시작할 수밖에 없다.

과정 속에서 시야가 점점 넓어지고, 처음에 던졌던 근원적인 질문이 변하기도 할 것이다. 받아들여야 할 부분은 이렇다.

-첫째, 진정한 질문을 찾는다는 것은 곧 충분한 동력원을 찾는다는 의미다.

-둘째,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깊이 탐구하며 시행착오를 겪는 시간이 필수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것을 탐구하는 과정이 그저 무미건조한 관찰이 아닌, 진정으로 체감하는 작용이 일어났을 때 충분한 성장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자기 질문을 풀어가는 과정을 충분히 겪는다면 그것을 쉽게 잊어버릴 수 있을까? 그리고 이런 과정에도 충분한 유연한 응용력과 창의력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당연하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오는 이러저러한 데이터를 일일이 기억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 전체적인 데이터와 주장이 말하고 싶었던 바를 종합적인 하나의 인상으로 갖고 있다. 그것을 묵혀두다 보면 삶의 어느 부분에서 끼워 맞춰져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출처를 대가면서 대조해보지 않아도 된다. 강력한 이유들과 근거들을 살펴본 경험은 하나의 확신으로 굳어질 때가 있다. 그것이 무서운 것이다. 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것이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복잡해 보이는 것. 혹은 수고스러운 것이 '나의 주제'라면 노출되기를 기꺼이 반복한다. 조금은 긴 호흡으로, 차근차근 습관을 들여보고 있다. 또한 그것이 깊이 체감되는 지식이 되도록 생활에 적용시켜 보고 있다. 그것이 내 삶을 좋은 쪽으로 이끌어 줄 거라는 일종의 확신을 가지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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