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_<정말 우리는 머리로 하는 걸까?>

일의 과부하를 극복하는 요령

by 현재

예전부터 꼭 일이 생기기 시작하면 눈코 뜰세 없이 바빠질 때가 많았다. 항상 패턴은 비슷하다. 평화롭게 살다가 갑자기 일이 많아져 감당하기 힘들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본의 아니게 자꾸 워커홀릭처럼 일하게 된다. 일하는 시간도 많아지고, 시도 때도 없이 일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생각한다. 점점 일과 휴식의 경계는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결국 일종의 번아웃이 찾아온다.

몇 번이고 이런 상황을 겪고 회복하려고 제법 긴 시간을 가지며 방황하기도 했다. 그런 경험들이 반복되다 보니 일을 지속적으로 하되 너무 빠져들지 않으려는 쪽으로 결심을 굳히게 됐다. 그래서 나름 관련 책도 읽고 이런저런 요령을 익혀보기도 했다.

이 글에서는 이런저런 시행착오들을 겪으면서, 지금까지의 방법들을 정리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일과 휴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 그동안의 일하는 요령, 쉬는 요령을 익히면서 살아남은 방법들이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한 번에 하나씩 길게

"욕심이 많아서 일의 과부하가 걸린다."라는 식의 논의가 필요치 않은 부분은 제쳐두고 얘기해 보자. 여기서 우리가 다룰 원인은 두 가지다.

여러 종류의 일이 한순간에 겹쳐지는 경우

일의 양이 많아지는 경우

대부분 이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일어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모두 나름의 통제력을 발휘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집중력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여러 종류의 일이 한순간에 겹쳐지는 경우에 흔히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해질 경우가 많다. 이 일에서 저 일로 옮기는 횟수가 잦다.

예시>>열심히 일하고 있는 중이다

-전화가 빈번히 온다

-누군가가 찾아온다

-거래처의 이메일 문의에 답장해야 한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오늘까지 끝내고자 했던 일은 절반 정도만 완성했다. 다음 날 역시 같은 상황이 이어져 하루를 꼬박 일해서 마무리하게 된다.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어 1년이 지속되었다면, 내가 처리한 일의 양은 목표치보다 절반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내가 놀았나? 바쁘지 않았었나? 정신없이 바빴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정신없이 바쁘다는 것은 다르게 얘기하면 내가 일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하루를 잘 기록해 보고 살펴보자. 그리고 가능한 만큼 집중할 일의 개수를 줄여보라. 온전히 한 주제의 일에 더 길게 집중해 전보다 더 많이 해두라. 한 번에 하나씩. 그 후에 전체적인 성취도를 살펴보라. 자연스레 일의 개수가 줄어 하루가 단순해진다.

여러 일을 짧게 처리하면 멀티 태스킹이 늘어나고 집중력이 얕아져 성취도가 떨어진다. 멀티태스킹이란 것을 과장되게, 비약적으로 말해보자. 이 일과 저 일 사이를 얕게 뛰어다니는 행동에 지나지 않는다. 사이를 뛰어나니느라 바쁘고 피곤한데 장기적인 결과를 보면 일의 성취도를 낮추는 원인이 돼버린다.


일의 양이 많아지는 경우, 일을 할 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일정한 시간이나 요일을 만들어보라. 하루 중 흔히 새벽이나 오전 시간은 혼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시간대이다. 혹은 회사에서 일할 때 역시 내부적인 처리에 집중할 수 있는 요일을 만들어두는 것이다. 나 역시 일어나면 아침에 글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 시간에는 누구도 찾는 사람이 없다.

자꾸 어디서 전화가 온다든지. 갑자기 다른 일이 들어와서 하던 일이 끊긴다든지. 이런 상황이 잦다면 그것이 당장 급한 일인지 먼저 살펴보라. 이메일이나 문자를 저녁에 모두 몰아서 처리하고, 정말 중요한 것들이 아니면 전화보다 문자로 소통하는 흐름을 만들어두라.

정작 내가 처리할 중요업무를 잘 진행하고 있나 관찰해 보라. 필요하다면 핸드폰을 끄는 등의 행동도 좋다고 생각한다. 일정 시간대의 나를 완전히 외부에서 차단시켜 정확한 성취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것에 관한 이야기로 도움이 가장 도움이 되었던 책은 <<브레이킹 루틴>>*이라는 책이었다. 당시 페이스북에서 일하던 저자가 자신의 업무평가가 저조하게 나온 것을 계기로 일의 분배를 재구성하는 부분이 나온다.


*<<브레이킹 루틴>> 천인우 지음 p.159~(실리콘 밸리에서 터득한 '하루 시간 관리법')



머리를 두고 일하기_결국은 명상

일을 하면서 “머리를 두고서 한다”는 느낌을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쨌든 일은 꼭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온다. 일이 많아지면 마음대로 양을 조절하기 어려운 때도 온다. 결국 현실적인 문제는 다시 ‘과부하’이다. 과부하가 스스로 걸리지 않게끔 미리 내성을 기르는 습관을 들이자.

특히 머릿속에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더 그렇다. 가능하면 일을 하면서 잡다한 생각이나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를 항상 내려놓는 것이다. 생각보다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날그날에 따라 다르지만 생각이 많은 날은 그만큼 어렵다.

쉬운 것들부터 시작하자. 설거지를 하면서, 매일 같은 길을 걸으면서, 매일 같은 출근길을 운전하면서 굳이 머리를 쓸 이유는 없다. 숙련되어서 자연스럽게 '자동모드'가 되어버린 일상에서 시도해 보라. 이런저런 생각이 들면 자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생각을 멈춰라. 지금 할 일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아마 계속 잡생각이 들 것이다. 그렇게 하기를 수백, 수천번 반복하라.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얼마나 많은 생각이 드는가를 계속 자각하다 보면 그 생각의 양에 놀랄 것이다. 사실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생각에 태우고 있었던 셈이다. 그만큼 한편으로는 에너지를 낭비하고 머리를 소모하니 지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생각들을 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줄여나가는 것이다. 충분한 숙달, 충분히 반복된 쉬운 일들에서부터 한번 시도해 보라. 우리가 머리를 내려두고 쉬게 해 둘 좋은 기회이다. 쉬운 일들을 서두르지 말고 차분히 해나가라. 서둘러 조급한 것도 일종의 긴장이며, 그것도 일의 과부하에 영향을 준다.

할 수 있다면 본 업무를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가능한 만큼 생각의 싹을 잘라내 보자. 정말 생각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만 그 힘을 가동해 보자. 일을 하다가 좋은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다면 어떻게 할까? 괜찮은 생각들을 적어둔다. 특히 요즘은 글을 다시 쓰기 시작하면서 그럴 때가 많다. 노트를 따로 만들어 적어두고, 핸드폰 음성인식으로 메모해 둔다. 그 후에 글을 쓰는 시간에 그것을 다시 들여다본다. 적어둔 좋은 생각들을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생각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산발적으로, 산만하게, 얕은 생각이 계속되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주제를 갖고 깊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다르다. 문제를 해결하고 꼭 해야 할 일을 하게끔 도와준다.

물론 생각이 많은 사람은 그동안의 관성 때문에 거부감이 든다. 순간적인 공백과 여유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영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텅 빈 공백을 견디지 못하고 “무슨 생각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 공백이 원래 느꼈어야 할 여유가 아닐까? 그 공백감에 익숙해지고 숨 돌릴 틈을 마련하면서 스스로를 좀 숨 쉬게 해야 하지 않을까?

다시 말하지만 매번 일을 적당한 만큼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미리 여유공간을 마련해 두는 편이 좋다. 이미 바쁜 상황이라면, 시간을 짧게라도 정해두고 적용시켜 보라. 생각보다 삶을 단순하고 좀 더 여유 있는 쪽으로 이끌어줄 것이다.

생각이 들 때마다 생각을 놓아라. 자각할 때마다 계속 그렇게 하라. 호흡으로 초점을 옮겨 호흡이 들어옴, 호흡이 나감을 자각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방법을 실행하면서 숫자를 헤아리는 것도 방법이다. 잘 들어보면 알겠지만 결국은 명상법인 셈이다.


결론

우리는 일을 하든 공부를 하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그것은 분명 박수받아 마땅한 일이다. 가능하면 그 사실을 기억하고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내본다. 나름의 칭찬 한마디를 던지며 하루를 마감해 본다.

하지만 바쁘다는 것이 꼭 성취도가 좋다는 말은 아니다. 일의 겉표면만을 퐁당퐁당 뛰어다니면서 진짜 임무를 수행할 시간을 빼앗긴다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따로 만들어라.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나씩 깊게 파라.

생각을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깊이가 떨어지는 생각이 자잘하게 많기만 하면 득 될 게 없다.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차라리 전문가의 도움도 얻고 책도 읽으면서 연구를 제대로 하는 편이 좋다. 다시 말해, 생각을 해야겠다면 시간을 따로 가지는 편이 낫다.

정보수집이 부족한데 생각만 많은 사람은 반성이 필요하다. 자기가 가진 정보량과 시야만큼 생각할 수 있고 볼 수 있다. 머리는 머리에 없는 것을 불러낼 수는 없다. 많이 읽고, 경험하면서 시야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결론은 정보수집을 통해 머리를 쓰지 않아도 알아서 나온다.

우리는 꼭 머리로만 살지는 않는다. 머리는 우리를 이루는 하나의 요긴한 도구지만, 어떤 것은 그냥 흐르는 대로 두어도 잘 굴러간다. 몸을 움직이다 보니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머리로는 불가능하게 보이던 것이 해보니 가능한 경우를 쉽게 접한다.

산만함과 잡다한 생각이라는 싹이 자라는 것은, 당신의 터전에 잡초들이 자라나는 셈이다. 작물들에게 줄 양분을 대신 먹어치우며 쑥쑥 자라는 잡초를 그냥 둘 것인가? 바쁨과 멀티태스킹이라는 단어에 도취되어 살아가기보다, 틀을 단순하게 유지해 가능한 한 쾌적하게 스스로를 운영해 보라. 일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아질 거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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