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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노푸스 Feb 14. 2024

서낭당에 묻고 온 것.(四季,思索,시)

다 태워 재가 되어야 사랑이 된다.

파 밤바다

흑연 속에 묻힌

루비 불빛.


두 손 모아

음 다해

바람 흩날리는 촛불에

나를 불태운다.


울고 웃는 것이

사랑이라면

지금 다 태우고 태워

재만 남기리라.


흑연의 이 밤

서낭당으로 이끈

영험의 힘은

그를 향한 못 이룬

사무침 이어라.




epilogue.


서귀포 올레길 7코스 중간 지점

해녀 탈의장 바로 옆 도심 속의 제일 관광객 많이 지나는 길과 길 사이 소나무 언덕 아래 서낭당이 있다.

그러나 담을 쌓아 놓고 대문을 달아 놓아 대부분 사람들은 이곳이 서낭당인지 모른다. 오래전 수첩 하나 들고 포구 나만의 돌 테이블에 글을 쓰러 갔다가 나 역시 우연히 발견한 곳이다.


촛불이 있었고 사연 많을 듯한 색동저고리가 당산나무 아래 놓여 있었다. 법환은 제주도에서 해녀수가 가장 많은 곳이다. 안전한 물질에 대한 

염원,서낭당 바로 앞바다 범섬은 오래전 범섬에서 최후의 항쟁을 벌이던 이름 모를 외국의 수많은 군사들, 그리고 4.3의 그 억울한 수많은 원령들도 바다에 사연을 묻고 있을 것이다. 서낭당에 묻는 내 사연은 그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육신의 욕심일 뿐일 수도 있다. 최근에 가본 서낭당 이제 자물쇠가 채워져 있어 함부로 들어가지 못한다. 잠 못 이루는 밤에 자주 갔던 서낭당 그 바다 밝게 뜬 보름달에 마음 다한 기원을 해본다.


제주도 서귀포 법환 밤바다

서낭당으로 가는 길목

해녀 체험장 뒤로 범섬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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