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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노푸스 Feb 18. 2024

스핑크스 고양이 키요.

사랑스럽고 영리한 고양이.

우리나라와  러시아 관계가 그나마  좋을 때인 2015년 겨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스핑크스 고양이 한 마리가 모든 검역 절차 및 통관 절차를 마치고 한국 그리고 수도 서울로 오게 된다.

서울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키요는 평창동의 한 가정으로 정식 분양되고 서울에서 6년 시간을 보내고 분양 가정의 제주도 서귀포 이사로 서귀포로 함께 오게 된다. 그리고 지금껏 건강하게 키요의 서귀포 생활은 이어지고 있다.

키요는 따뜻한 곳을 좋아한다.

키요는 삼 개월 때 중성화 수술을 했다.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암컷이었는데 아기를 갖지 않고 수술을 한 것은 약간의 미안함과 후회의 마음이 교차한다. 당시로는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여겼는데 시간이 지나 키요의 성장을 보니 2세를 보게 했다면 하는 작은 후회가 생긴다.

혼자지만 그래도 키요는 늘 조용하고 품위 있고 영리하고 사랑스럽다.


키요는 눈이 너무 사랑스럽다.

스핑크스 고양이는 고양이 종의 한종으로  1966년 캐나다에서 유전 변형으로 탄생했다.

인간에게서 탄생한 종이기에 스핑크스 고양이는 당연히 자연에서 스스로 살아가지 못한다.

스핑크스 고양이는 털이 없고 털이 없는 피부는 태양과 비에 당연히 취약하다.

호기심이 많으며 사람을  잘 따르고 자기를 귀여워해주는 그 과정을 잘 알고 있다.

요즘 표현으로 스핑크스 고양이는 개냥이에 가깝다. 다른 종들과의 교류나 접촉 그리고 스핑크스 고양이의 희소성 때문에 키요도 늘 혼자 생활해서 다른 고양이들을 동료라고 생각하지 않고 경계한다. 당연히 개들도 싫어한다.


잠을 자는 키요. 잠은 하루 20시간 자는 듯.

최근에 이곳 서귀포 키요가 가는 동물 병원에 따르면 키요 종인 스핑크스 고양이가 한 마리 더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우연히라도 한번 키요 친구를 꼭 한번 만났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집에서 키우는 동물은 첫째도 청결 둘째도 청결해야 한다. 스핑크스 고양이는 청결 난이도는 최상급이다. 아주 미세하게 겨울에 털이 나고 그 특유의 오일 성분이 몸의 특징을 이루고 있고 모든 고양이들이 그러하지만 이 고양이 자체가 불결한 환경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오일 성분 제거 때문에

키요는 삼일에 한 번은 꼭 목욕을 해야 한다.

집사가 더 부지런해야 하는 이유가 많다.

스핑크스 고양이는 체온 유지를 위해 옷을 입혀야하고,따스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스핑크스 고양이는 체온 보존을 위해 옷을 입혀야 하고, 따스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키요를 데리고 야외 산책을 나갈 수 있는 계절은

늦은 봄부터 늦은 가을 까지다. 키요는 무더운 여름을 너무나 좋아한다. 집 뒤쪽 베란다에 캣타워가 있고 그 무더운 여름 내내 캣타워를 떠나지 않는다. 이 녀석은 사우나 불가마도 분명 좋아할 녀석이다.

한여름 베란다에서 누드 일광욕을 즐기는 키요.

키요는 식성이 까다롭다.

사료는 최고급이 아니면 먹질 않고, 다이어트 사료를 몇 번 시도했지만 잘 먹지 않는다. 츄르 퓌레를 좋아하고 요구르트, 우유, 치즈, 순수 식빵을 먹는다. 그 외 일반 고양이들이 좋아할 만한 육류나 생선, 햄, 이런 것들은 일체 먹지를 않는다. 분명 일반적이지 않다. 우유를 마실라 치면 언제 왔는지

앞에서 얌전히 기다리며 자기에게도 달라는 시그널을 보낸다(이걸로 자연스레 훈련을 해 몇 가지 자신만의 시그니처 액션을 할 줄 안다)

자신만의 정해진 정확한 패턴이 있어 그 자신의 시간표에 따라 하루를 보낸다(잠자는 시간이 압도적이지만 잠은 거의 18~20시간 잔다고 보면 된다) 밤낮이 약간 바뀌어 있는 내가 늦잠이라도 자고 싶어도 그 정확한 시간에 와서 나를 깨우기에

알람 설정이 필요 없을 정도다.

키요의 텐션 업은 늘 오후다.

스핑크스 고양이는 인간에 의해 탄생했기에 인간을 부모로 여긴다. 맹수가 아닌 이상 인간 손을 타는 순간 모든 동물들이 야생의 그 자연 섭리는 깨지게 된다. 그래서 만약 새끼 동물들을 발견하게 된다면 반드시 일정 시간 지켜봐야 한다. 어미를 잠시 잃어버린 건지, 아니면 어미가 찾고 있는지, 주변에서 상황을 관찰하면서 반드시 지켜본 후에 어미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때 동물들을 구조하거나 돌봐 주어야 한다.

무턱 되고 불쌍하다거나 귀엽다고 해서 사람이 손을 대는 순간 그 순간 어미가 나타나도 자기 새끼에서 나는 인간의 냄새로 새끼를 거두지 않는다.

자연의 본능은 그리 프로그램되어 있음을 꼭 깨달어야 한다.


호기심 많은 키요

동물과의 인연도 인연이고 그 인연은 사랑으로 연결되고 관계라는 거대한 우주가 형성된다.

키요를 단지 보러만 갔을 때 그 사랑스러움에 데리고 오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 인연.

그렇게 키요는 지금껏 우리 옆에 함께 하고 있다.

키요는 이제 사람 나이로 40대 후반이다.

집사인 내가 오십 대 중반이니 우리는 이제 장년을 함께 보내는 셈이다. 키요는 나를 너무 좋아하고 잘 따르고 사랑스럽다. 영리한 것은 그냥 보너스의 감사다. 모든 생물을 사랑으로 그 관계를 형성한다면 분명 지구가 평화스러울 것을 인간만이 그러지 못하다. 키요는 손을 내밀었을 때 사랑으로 응답했고 반려묘로 너무 큰 사랑을 주고 있다.

그 오래전 키요와의 첫 만나는 순간.

사람과 동행하는 동물들은 신이 인간에게 준 또 다른 형태의 가족이다. 나의 반려로 내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면 분명 함부로 하거나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옆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키요가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키요의 최대 반전은 목소리가 너무 좋다는 것이다. 어디를 다녀오면 늘 어디 다녀왔냐고 물어보는 그 낭랑한 목소리..

그런 집사를 너무 이해하려는 키요가 더 건강하게

오래오래 우리 곁에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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