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눈 없는 비수

엄마들 수다

by 한은혜

우리는 모두 엄마!
두명 빼고는. 확실하다!
한명은 어제 생일이어서 남친이랑 롯데월드 갔다왔다고 했다.
우리는 모두 짜장면! 남친있는 이 친구는 고추짜장을 패기있게 시켰다!
그리고 한명은...
내 앞에 앉았다. 양파부터 토끼처럼 오물 오물 서두르지 않고 얌얌 먹는다. 오동통한 볼이 다람쥐 같다.
우리 엄마들 이미 다 먹은지 오랜데
고추짜장과 내 앞에 이 친구!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한올 한올 맛있게 먹어 나간다.
다먹고 나서 정적을 참을 수 없는 한 엄마 말을 뗀다.

"학원 알아봐야하는데. 늦었어요. 아이 몇살이세요?"

"9살이요. "

"아 그럼 이제 영어 학원 알아봐야 할때죠? 나두 알아봐야하는데. 요새 바빠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어요."

어제 아들 영어학원 픽업때문에 늦었다고 했더니 기억하고 말하는거다.

이제 다먹고 일어나 나간다.
그리고 처음 말을 뗏던 엄마가 내 맞은편 그 분에게

"아직 아가씨죠?"

조금 발끈하면서
"아니요. 결혼은 했는데 아직 아이가 없을뿐이에요"

"아~ 아직 애가 없어서 아가씨 같았구나. 애가 없으면 다 젊어 보인다니까요"

...

우린 다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시험을 통과하기 어려울것 같아 전전긍긍인데 시험 준비 강의 한번도 안 듣고 갑자기 나타난 이분! 다람쥐 같이 귀여운 이분!

"혹시 다른데서 교육 들으셨어요?"

"아니요. 2월까지 어린이집 다니느라 혼자 실전문제만 풀어보고 왔어요. "

"아 ~ 어린이집 선생님 이었구나. 근데 왜 일 그만 두셨어요?"

말하고 나서 속으로 좀 무례했나? 하는 소심한 마음이 확 밀려왔다.

"임신 준비중인데 지난번에 유산했거든요. 이 직업은 앉아서 하는 일이라 몸에 무리가 덜 할것 같아서요."

"유산이요~ 힘드셨겠어요"

유산!
마음속에 잘 숨겨뒀던 내 행온이~
다시 가슴 아프게 떠오른다.

그리고
보통은 아가씨라고 하면 좋아하는데 발끈했던 이분!
아이가 없어서 젊어 보인다는 말이!
아이가 없어서 라는 말이!
얼마나 아팠을까?
우리 엄마들의 거침 없는 수다!
이 분에겐 눈 없는 비수 되어 마구 찔렀겠구나!

그리고 숨겨 뒀던 내 행온이.
유산된 내 아기.

이미 떠나갔지만
아직도 못 보낸 엄마 마음!

하나님.
우리에게 아기를 좀 주세요. 제발요~~
다들 싫어하는데 우린 간절히 갈망해요.
이거 좋은거 아닌가요?

하나님!
우리 마음에 소원을 두신 하나님.
도와주세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정녕 아직은 아니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