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신혼 때
그 푸릇푸릇 아련하게 안타까운 사랑이 가득했던
어느날
내 가슴에 꽉 가둬지지 않아서
애끓는 마음을 가득 안고
무작정 고속버스 탔던날
그 옛날 아버지가 들려준
할아버지 고향으로 가기로 했지
거기가 내 뿌리라고 생각했으니까
버스에서 내려 발이 닿은 곳은
아득히 낯설었고
마음의 근본이 더 아득히 멀어졌지
전원을 꿨던 핸드폰 다시 켰고
수십통의 남편 전화가 와 있었지
내 마음이 그토록 그리워한 곳
그곳은 그의 곁이었음이
깨달아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