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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은별 Toni Jun 09. 2023

100번 글쓰기를 시작하며

100번 글쓰면 변할까?

<글쓰기와 오마주, 레이먼드 카버를 만나다> 시리즈를 끝내고, 고민에 빠졌다. 앞으로 무엇을 쓸 것인가, 무엇을 써야 관두지 않고 계속 쓸 것인가. 사실, 여전히 글을 써야겠다는 절실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 이런 상태라면 무엇을 쓰더라도, 분명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100일 글쓰기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100일 글쓰기를 하겠다고 공표를 해버리면, 어떻게라도 머리를 짜내 쓰지 않을까 잔머리를 굴려봤다. 100일 글쓰기에 대해 검색해 봤다. 그리고, 브런치 시작 후 처음으로 시간을 들여 브런치 작가들의 글을 읽어 봤다. 이제껏 내 글을 누군가가 읽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글을 써놓기만 할 뿐, 정작 브런치에서 몇 시간씩 시간을 보내며 여러 사람의 글들을 읽은 적은 없었다.


먼저 100일 글쓰기에 도전한 사람들의 글들을 읽어봤다. 100 동안 매일 글을 쓴다는 게, 거기다가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무턱대고 글을 쓴다는 게 쉽지 않은 도전인데, 이걸 해낸 사람들이 많다는 점과, 이들이 이루어낸 성취감과 긍정적인 변화들에 혹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은 마음?


그리고, 사람들이 어떤 글들을 쓰나 브런치를 둘러봤다. 내가 관심 가는 주제로 검색을 해서 읽었는데, 역시나 나랑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글에 눈길이 오래 머물렀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도 솔직한 글들에 끌렸다. 부끄러움을 내려놓을 때, 글은 가치를 발휘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부끄러움을 내려놓고 글을 쓸 수 있을까.


브런치에서 글쓰기를 오래 하다가 회의를 품고 떠난다는 글들도 종종 보였다. 이런 글들을 보면, 시작도 하지 않은 새내기이면서 겁이 나기도 했고, 글을 굳이 써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다시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일 글쓰기에 한번 도전해 보자고 결론을 내렸다. 이 도전이 열정이 폭발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글쓰기에 대한 미련을 훌훌 털어버릴 계기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인생에서 하나의 무용담으로 남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중간에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먼지 앉은 노트북을 꺼냈다. 키보드와 마우스도 장만했다. 그것도 나랑 거리가 먼 딸기우유색으로. 장난감 같은 키보드를 두드릴 때마다 손가락이 아프다. 새 출발이 영 시원찮다. 밤 11시 13분, 오늘이 가기 전. 고민을 끝내고 그래도 100일 글쓰기 도전기의 1일 차를 끝냈다! 이 글쓰기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지만, 첫날은 무조건 설렘 가득! 나에게 굿 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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