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

by 연지한

너의 그림이 늘어날수록
나의 마음은 무명 화가의 안료처럼
흩어진다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방 안
피사체도 없이 나는 홀로 그림을 그린다

그림은 무채색 세상
그 속에서 너만이 온전히 색을 가졌다

별다를 것 없는 하루의 종말
또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고 멍하다

이 그림 또한 주인이 없다
너와 나 모두 가지지 못한 그림

창 안의 세상 속
그림과 나의 마음이 멈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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