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있어도 모른 채 할 수 없는 풍경
힘없이 휘날리던 밤눈은 너에게 닿기엔 엉망이었다
자진하는 마음으로 휘날리던 계절을 뒤로하고
잠이나 자려 눈을 감고 그날은 너도 나도 없는 잠을 잤다
감긴 눈 위로 무수한 흰 빛이 내리 꽂혔을 때
부시시한 추억이 황홀하게 몸을 일으켰다
서둘러 뛰쳐나간 벌판 위로 아무것도 손댈 수 없는
흰 이불이 넓게 깔려 있고 설경의 경계선에 서서 끝을 알 수 없는 풍경을 지켜보았다
차마 들어갈 수 없는 설경 앞에 서서 아쉬운 마음으로 너를 꺼내보고 속으로 읊조렸다
우리 그래도 꽤 괜찮았지?
입 밖으로 내밀면 눈 위에 내려앉을까 삼켜내고
아득한 눈의 바다에 손가락 자국 하나 남기고 돌아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