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던 몸과 정신
차가운 손바닥 안에서 비로소 밀도를 갖는다
나는 알지도 못하는 당신에게 뭉쳐진다
부서지기 쉬운 가루에서
단단한 결심의 덩어리가 되기까지
딱,
한 개 분량의 온전한 사랑
날아간다
당신이 정해 준 모양으로
당신이 날리는 방향으로
당신의 손을 벗어나 날아가는 그 찰나까지도
나는 당신이 정해준 모양으로 날아간다
날아가는 순간에 돌아보면
당신은 어느새 또 다른 눈뭉치를 만들고
그제야 나는 당신의 모양을 벗어나 찬란히 부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