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밤톨동화

벚꽃처럼 피고 질 너와의 시간

by 밤톨맘

어느 봄날, 벚꽃이 흐드러지게 만개한 길을 너와 함께 걷던 날이었다. 나의 손을 잡고 뭐가 그리 좋은지, 내가 웃으면 따라 웃는 너를 보며 문득 생각했다.흐드러지게 만개하다가도 금방 사그라지는 벚꽃처럼, 내 품에 오래오래 머물다 갔으면 좋겠건만. 곧 엄마아빠보다 친구가, 커리어가, 너의 남편이, 너의 가정이 더 소중해질 날이 올 것을 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가족여행 보다 친구와 여행을 떠나겠다고 떼쓰던 나의 유년시절이 스쳐 지나간다.

그때 부모님의 마음은 어땠을까?

쿨하게 떠나 보내줬던 엄마의 말이 함께 떠오른다.

"우리딸, 다 컸네."

나는 그 시절 우쭐했다. "맞아, 나 이만큼이나 컸다고."

사실 엄마는 '다 컸다'는 말로 본인의 마음을 추스렸을지도 모르겠다.

품안의 자식이니까.


금방 피고 지는 벚꽃처럼 나의 딸과의 시간도 어느 순간 쏜살같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오늘도 애정 가득 담아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것을 보여주고 사랑할게. 내가 너의 세상에 온 우주가 아닐 때쯤, 오늘의 흩날리는 벚꽃이 가슴 시리도록, 내 기억 속에는 꽤 오랫동안 머물다 가겠지.


이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운 순간이, 너의 기억에도 오래도록 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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