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인생 강의-논어, 인간의 길을 묻다>
고전 <논어>가 일방적으로 나를 가르치거나 내가 성인 공자에게서 무언가를 무조건적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고, <논어>와 나, 공자와 내가 대등한 자격으로 대화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는 겁니다.
<공자의 인생 강의_논어, 인간의 길을 묻다>, 신정근, 휴머니스트
<논어>는 공자 사후에 제자들이 스승의 가르침을 후대에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심하며 편찬한 책이다. 이후 풀이와 주석이 달리며 두께는 점점 두꺼워졌다. 그럴 만도 한 것이 한 두 문장으로 된 대화나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통역이 필요하다. 주의사항은 통역과 번역에 오역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논어>를 비롯한 경전(고전)은 당시의 시대에 대한 이해와 현재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염두하며 능동적으로 읽어나가야 한다.
내 삶과는 무관한 그저 좋은 말의 향연으로 내버려 두거나 또는 무조건 옳다고 여기며 그대로 외우기만 하는 독서를 나는 '좀비 독서'라 부른다. 무려 552쪽에 달하는 <논어>를 필사하며 손가락을 혹사시키는 노동을 넘어 내 삶의 문제로 적용해나가는 '살아있는 독서'를 해나가자면 고전 앞에 주눅 들지 않고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다.
문진問津
나아갈 길을 묻다
사람에게 남겨진 과제는
현실과 자신이 하고 싶은 이상, 목표 사이의 거리를 어떤 식으로 메워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도대체 인간은 현실을 어떻게 극복해서 자기가 바라는 상태로 나아갈 수 있을까?
<공자의 인생 강의_논어, 인간의 길을 묻다>, 신정근, 휴머니스트
나에게는
일상적으로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이상과
깊게는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고 싶다는 이상.
넓게는 조화로운 삶에 대한 이상이 있다.
하지만 내가 처한 현실이란 아이에게 수도 없이 버럭 하는 엄마로서의 나,
좋아요 숫자를 보며 조바심 내는 나,
온갖 뉴스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혼란스러워하는 내가 있다.
좀처럼 좁혀질 수 없을 것 같은 이 간극을 살아가는 동안 누구든 지나가야 한다.
우리는 어느 때는 목적지를 잊은 채 표류하기도 하고, 그러다 다시 목적지를 향해 항해해나간다.
그나마 목적지가 분명하다면 조금 재정비했다가 다시 출발하면 되지만 목적지를 상실하거나 부득이 변경해야 할 때는 그대로 바다로 꺼져버릴 것 같은 두려움에 처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자기만의 바다를 항해해야 하는 우리에게 막막한 삶을 살아내는 데에 충실한 실용서로서 논어를 만나야 한다. 공자, 그 자신이 거듭된 실패와 좌절에도 계속해서 자기만의 길-군자의 길을 향해 나아갔기 때문이다. 풍랑을 지나 마침내 목적지에 다다른 선배의 조언에 귀 기울일 수 있다면, 지금 나의 항해에서 놓치거나 빠뜨린 것을 알아차릴 혜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이나 저나 모든 것을 다 갖추고 태어나지는 않았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공자는 실패했다고 내 의식의, 긴장의 끈을 다 풀어놓아 버리는 게 아니고,
늘 자기 실패를 끊임없이 되감았다는 거죠.
풀리면 다시 감고, 또 풀리면 다시 감으면서 늘 다시 출발하려고 했고,
그렇게 다시 출발하는 과정에서 앞서 느끼지 못했던 의미와 뜻을 깨달으면서
결국 인생에, 자기에게 던진 문제를 자기 스스로 풀어냈다는 거죠.
<공자의 인생 강의_논어, 인간의 길을 묻다> 신정근, 휴머니스트
이 바다를 건너는 당신과 나의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