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31일 화요일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다. 사실 12월 말부터 구하다가 이제야 좀 급박하게 구하고 있다. 왜냐하면 1월이 돈 있는 마지막 달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하고 싶은 곳, 괜찮아 보이는 곳에는 열심히 넣었는데 딱히 연락이 오지 않았다. 오늘은 집 근처 파리바게트 매니저에 지원을 했는데 몇 달 전에 했던 파리바게트 근무 경험에 대한 연락이 왔다가 끊어졌다.
혹시 몰라서 카카오뱅크 비상금 대출도 받아놨는데… 이걸 써야 할까. 답답한 마음에 본 타로카드에서는 1월에 아르바이트 찾으면 구해질 거라고 했는데 전혀 연락이 없다. 이러다 빚만 쌓이는 게 아닐까 걱정되는 와중에 뻔뻔하게도 지금 마시는 돌체라테가 너무 맛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면서 느낀 건 내가 재고 따진다는 거였다. 그런데 그게 일하기 싫고 무서워서 회피한다고 재는 건 줄 알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아니었다. 연락 넣으면서 느껴지는 긴장감을 견디기가 힘들고 이왕 하는 거 시간도 괜찮고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해서 재고 따진 거였다.
이렇게 나를 파악해 보니 죄책감이 덜어졌다. 하루가 지날수록 자꾸 아르바이트에 지원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 한심해 보였었다. 얼른 돈은 벌어야 하는데 지원조차 못하고 있으니까. 그냥 일하기 싫어서 지원을 ‘안’하는 건 줄 알았는데 ‘못’하는 거였다니.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어떻게든 나를 더 좋은 환경의 일터에 꽂아 넣으려는 노력이 눈물겨웠다.
그리고 왜 아르바이트 지원하는 게 힘든지 살펴보다, 두려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지원을 해도 두려움은 계속 느껴지며 그 두려움은 지원을 안 함으로써 해결하는 게 아니라, 묵묵히 두려움을 느끼면서 견뎌내는 게 해결하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그나마 연락이 온 파리바게트에서 일을 하면 어떨까 고민을 하다가 매니저가 느낄 부담감과 많은 일들이 떠올랐었다. 무서웠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싶고 안 하고 싶고 내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려운 일이 닥치면 그건 그때 해결할 일이고 지금 그 일들은 지금 닥쳐온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그럼 미래의 일에 대해 느끼는 걱정과 불안은 지금의 내가 묵묵히 느끼고 견뎌야 할 일이었다. 그러면 두려움은 더 이상 나를 해치는 것이 아니게 된다. 나의 동반자가 될 뿐이다.
불안, 걱정, 분노, 두려움 등을 견디는 방법은 묵묵히 그것을 그대로 느끼고 자연스럽게 없어질 때까지 할 일을 하며 잠잠히 있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해 낸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