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다리와 달빛 궁궐 서울
서울시에서 '나만 알기 아까운 서울 매력 있다면?'이라는 주제로
'서울 주제 짧은 시 공모전
서울 매력 만들어 보시(詩) 집'이라는
30자 이내 짧은 시를 공모한다기에,
항상 그랬듯이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는 생각으로 공모전에 참여하였다.
시 대상을 선정하고,
'30자 이내'에 꽂혀,
초 집중하여 머리를 쥐어짜,
29자, 28자의 짧은 시 2편을 지어,
다시 한번 글자 수를 세어 보고,
내용에 만족하며(?)
'제출하기'버튼을 눌렀다.
선정 발표가 언제인지 궁금하여 공고문을 살펴보다가,
아뿔싸!
시 제목도 안 짓고 글자 수에만 충실한 시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런 낭패가!
천천히 해도 될 것을
마치 지금 안 하면 시구(시구라도 하기도 민망한)가 잊힐 것 같은 이상한 조바심으로
확인도 않고 '제출하기'를 누른 것이다.
수정해 볼까 하고 살펴보니 수정하는 기능도 없고 (못 찾은 건지도 모름)
다시 제출하려니 '이미 응모하였습니다'라는 문장만 되풀이되길래
"어휴 내가 그럼 그렇지 이놈의 급한 성질머리" 하고 그냥 신청 페이지를 닫아 버렸다.
이렇게 나의 공모전 입상은 물 건너갔고,
내 행동이 어이없고 우스워
여기다 적어 본다.
짧은 시를 읽어 보면
제목이 딱 떠오를 텐데,
혹시나 제목 없는 시도 뽑아 주지 않을까나?
응모작 1.
서울을 잇는 한강 다리
재미도 있는 한강 다리
그 위를 걷는
씩씩한 내 다리
응모작 2.
달빛 품은 궁궐 아시오?
궁궐 품은 서울 가 보았소?
나는 가 보았소!
이 글을 쓰면서도
'30자 이내' 글자 수에만 집착하여 28자 시를 쓰고
뿌듯해하며 제출하기 버튼을 누른 내 모습을 생각하다
뜬금없이,
'내 이를 위하야 어엿비 너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맹가노니'
라는 세종대왕님의 훈민정음이 생각나는
이 어이없는 상황과 알 수 없는 의식의 흐름으로 헛웃음이 나온다.